누적 미수금 '8조원' 돌파, 재무구조 최악
재무부담 완화 목적, 주주배당 정책 중단

한국가스공사가 24일 지난해 연간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미수금도 8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재무구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가 24일 지난해 연간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미수금도 8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재무구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가스공사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가스공사의 실적이 발표됐다. 민수용 미수금이 지난해 8조6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됐다.

가스공사는 24일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조46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8.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51조7242억원으로 87.9% 늘었고,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5.2% 증가한 1조497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판매물량은 3840만톤으로 전년 대비 149만톤 증가에 머물렀지만, 도입단가 증가로 용도별 평균 판매단가가 민수용의 경우 16%, 산업용과 발전용은 각각 82%, 116% 뛰면서 연간 매출 증대에 힘을 보탰다. 

영업이익 역시 호주 GLNG, 이라크 바드라 등 해외사업 실적이 개선되는 등 전년 대비 높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민수용 미수금은 지난해 8조6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21%포인트(p) 증가한 500%,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90%포인트 증가한 643%를 기록했다. 

재무구조 취약성으로 천연가스 도입에 난항을 빚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가스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무배당을 결정했다. 

공사는 “무배당을 통해 자본 증가 등이 기대되고, 사채발행한도 증가도 예상된다.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도 추가적인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모든 임직원이 힘을 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무배당 결정과 관련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미수금 문제 완화와 재무구조가 회복하는 시점, 과거의 배당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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