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전문성 등 호평받아
이사회 만장일치, 이달 말 정기 주총서 공식 선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KT 이사회가 7일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그룹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낙점했다. 이사회는 전원 만장일치로 윤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정하고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회는 이날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 사장, 임헌문 전 매스총괄 사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부사장 등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여권에 인사 개입 노골화 등 정치권 외풍이 거셌지만, 이사회는 결국 윤 사장을 대표 후보로 선택했다. 앞서 KT 측도 숏리스트에 내부출신 인사만 포함된 것과 관련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며, 윤 사장은 앞으로 3년간 KT를 이끌게 됐다.
그는 구현모 전 대표 사람으로 분류되지만, KT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등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 윤 사장은 현대차·CJ그룹을 거친 전략통으로 여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이사회에선 이를 바탕으로 그가 차기 CEO로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윤 사장이 구 전 대표 라인이라는 점에서도 KT 미래성장을 위한 디지코 전략을 가속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기술을 융합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2.0’을 계승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으로 정치권 외풍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KT그룹 의지도 엿보인다.
이사회가 가까스로 최종 후보를 가렸지만, 윤 사장이 수장 자리에 정식으로 오르기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정기주주총회에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8.53%를 보유한 주주로 야당에서 반발이 큰 만큼 주총에선 표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최종 후보 낙점에 대해 “혁신적인 DX 기술을 통해 국민 편익을 증진하고 회사의 주인인 주주, 고객, 협력사, 임직원 등에게 사랑받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의장은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분야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꾸려 후보자들의 지원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기준으로 사내·외 후보 압축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최종 대표 후보로 결정된 윤 사장은 이달 말 예정된 정기주총 승인을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당일 주총에선 참석 과반 이상의 주주 동의를 받아야 대표이사로 확정된다.
- KT 대표 선임 외압에 소액주주 뿔났다… 1천명 집단행동 예고
- SKT 이통 가입자 40%대 무너졌지만… 휴대전화는 '부동의 1위'
- 여당·대통령실 KT 대표 후보 4인 압축에 작심 비판 논란… 관치 도 넘었나
- KT 사장후보, 돌고돌아 집토끼 4인방 압축...박윤영·신수정·윤경림·임헌문
- 구현모 KT사장 연임 포기… 낙하산 인사 우려↑
- [보험풍향계] 돌아온 주총시즌… 삼성생명 등 주요사 관전포인트는?
- '윤 캠프 출신' 임승태 화우 고문 KT 사외이사 사의
- KT 'CEO 윤경림' 소액주주에 달렸다… 주총 전자투표 개시
- 국민연금·글로벌자문기관, KT 윤경림 CEO 선임 놓고 충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