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글라스루이스 양대 자문회사 윤 대표 선임에 '찬성'
31일 주총서 행동주의펀드·국민연금 등과 표대결 예고
외국인 주주 지분율 '44%', 일반 주주들 결집력에 주목

글로벌 양대 의결권 행사 자문회사들과 국민연금이 윤경림 KT 신임 대표 후보 선임안건에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면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표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KT 제공
글로벌 양대 의결권 행사 자문회사들과 국민연금이 윤경림 KT 신임 대표 후보 선임안건에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면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표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KT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회사들이 KT 정기주주총회에서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앞서 KT 대표 선임안에 반대 목소리를 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명분이 다소 약해진 상태로 주총의 결과는 안갯속으로 표 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투자자들에게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선임에 찬성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자문 의견서를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냈다. ISS와 함께 세계적인 자문회사로 꼽히는 글라스루이스 역시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선임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ISS의 경우 자문 의견서를 통해 “디지털 전환은 KT의 장기 사업전략의 핵심으로 주주들에게도 환영받고 있으며, 윤 대표는 전략을 이끌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도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가 없다”며 ISS 찬성 권고에 힘을 실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윤 대표 선임안을 찬성하면서 올해 주총에서 표 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연금은 차기대표 선임 과정 초기 당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적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현재 지분율 약 44%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의 경우 글로벌 자문사들이 내세운 의견을 따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국민연금이 표 대결에서 승산을 보이긴 위해선 대주주들의 결집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ISS는 윤 대표 선임 이외 사외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 등 3명의 재선임 안건에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과거 구현모 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이사회에서는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등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ISS는 “법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이사를 배제하지 않아 위험 감독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KT의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태스크포스(TF)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건에 대해선 윤 대표와 마찬가지로 찬성을 권고했으며, 이에 통신업계 안팎의 최대 관심은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행동주의펀드와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의 주총 맞대결이다.

양 측이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ISS는 “최고경영자(CEO) 후보가 없다면 주주 가치뿐만 아니라 회사의 가치도 훼손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고 오는 31일 예정된 KT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이 같은 논리가 통할지가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글로벌 자문회사들은 무엇보다 CEO 공백이 생길 경우를 크게 우려했던 것 같다”며 “외국인·기관 주주들의 표심이 윤 대표 선임 찬성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로 국민연금의 주장이 개인 투자자들에 반대표를 유도하긴 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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