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많은 대화로 부모를 편안히 여기는 환경이 중요
교우관계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전문의 상담 받아야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학과 교수는 학교폭력과 교우관계로 문제가 생겼을 때 전문의를 만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사진=픽사베이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학과 교수는 학교폭력과 교우관계로 문제가 생겼을 때 전문의를 만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학교폭력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다. 학폭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극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공직 후보자가 자녀 학폭 논란으로 낙마, 송도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인천판 ‘더 글로리’ 등 관련 소식도 끊이질 않는다. 

학폭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우리 아이가 설마 학폭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서울 거주 40대 A씨는 “차를 몰고 가다보면 학교폭력 관련 내용이 적힌 현수막도 자주 본다”며 “아들이 혹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물어보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학교폭력 증상, 학교폭력을 알아챌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폭력과 같은 어려움을 경험할 때 부모에게 빠르게 상의하도록 하려면 부모가 안전한 상태라고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겪는 어려움 때문에 오히려 부모가 상처받거나 부모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은 힘든 점을 부모와 상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거다. 평상시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해 아이들이 부모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불면, 우울, 불안, 감정 기복, 짜증, 공황과 같은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또 두통이나 복통, 어지러움 같은 신체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자해나 자살시도를 반복하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에게 이런 모습이 나타나면 우선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겪는 무기력감, 우울감, 외로움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고 너를 이해하고 또 도와주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 아이가 알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 

아이가 자해를 하거나 죽음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적이 있는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나 자해 충동이 있는 경우 부모가 노력을 해도 개선되지 않으면 즉각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학교에 적응하는 게 어려운 아이들도 많다”며 “학교 출석에 대한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 부모의 태도가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한다. 그는 “학교를 꼭 가야 된다고 얘기를 하면 아이가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놓칠 수도 있다. 아이가 학교를 힘들고 어려워하면 왜 어려운지, 어떻게 하면 좀 나아질 수 있을지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격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끝으로 학교폭력과 교우관계로 문제가 생겼을 때 전문의를 만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꼭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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