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군비경쟁, 무기도입 주요 파트너로 ‘한국’ 꼽아
방산 기업들, 조기 납품·높은 기술력 등 신뢰도 최상
해외수주 탄력, 육·해·공 무기 중심 국내 수출 이끌 듯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방산산업이 수출 주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대우조선해양, 현대로템 등 5사의 지난해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침체한 국내 수출에 방산업은 새로운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동, 동유럽 국가에서 해외 수주가 대폭 증가하는 등 경쟁력은 이미 입증됐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방산기업들이 확보한 수주잔고는 급속도로 성장한 우리나라 방산산업의 수준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진다. 현대로템의 경우 지난해 8월 폴란드 군비청과 실행계약을 체결한 긴급 소요분 K2 전차 180대 중 5대를 기존 납기일보다 단축해 출고했다.
완성품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되는 K2 전차 조기 납품의 성과를 올린 셈이다. 또 회사는 1차 실행계약이 이뤄진 지 약 4개월 만에 초도 10대 물량을 현지에 인도한 바 있으며, 나머지 물량에 대한 출고 역시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지에서 조기 납품 계획에 대해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며 “앞으로도 K2 전차의 안정적인 납품으로 국제 평화 유지에 기여하고, 나아가 K-방산을 중심으로 양국 간 상호 신뢰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뿐 아니라 방산기업의 수출 소식은 올해도 끊이질 않는다. KAI도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에 FA-50 경전투기 1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집트와 전투기 4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의 대전차 미사일 ‘현궁’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국가 안보가 증대된 상황 속에서 주목도가 높아졌으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판 재블린’으로 불린다. 미국제 FGM-148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주요국들은 군비를 급속히 늘리면서 육·해·공 무기 수입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방산기업들이 수혜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잔고만 101조21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사의 해외 수주엔 탄력이 붙었고, KAI의 다목적 경전투기 ‘FA50’와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등도 폴란드로 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최근 현대로템은 노르웨이를 상대로 추가 수출 기회를 모색 중으며, KAI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을 타깃으로 영업에 한창이다.
올해 방산기업들의 해외 수출물량이 증가할 경우 분위기가 꺾인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군비경쟁 가속으로 한국의 방산무기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었으며, 높은 품질과 조기 납품 등을 앞세워 신뢰를 쌓았다”며 “지상전은 물론 공중, 해상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 라인업을 갖춘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