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황 다운턴 상황에도 공격적 투자기조
선단공정 중심 미래 핵심기술 확보 주력할 듯
하반기 업황 개선 기대감, 경쟁력 강화에 초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1분기 실적 어닝쇼크 기록한 삼성전자가 지체없는 투자를 통한 미래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1분기 반도체부문에서 4조원대라는 최악의 적자를 냈지만, 첨단공정·고부가제품 비중을 늘리는 등 미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했다. 올 1분기 매출 63조7500억원, 영업이익 6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5%, 영업이익은 95.47% 급감했다.
반도체사업 부진이 실적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경제 침체 여파로 메모리제품 수요가 줄었고 가격마저 하락한 탓에 수익성 방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방산업 위축에 따라 재고자산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경기침체 여파가 현실화한 상황에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회사는 연구개발(R&D과 시설 등에 10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사업별로 반도체 분야에만 9조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됐다. 당장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투자를 바탕으로 DDR5,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대응하면서 GAA(Gate-All-Around) 2나노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파운드리 분야의 경우 고객사 재고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춰 2나노 설계 기초 인프라 개발을 가속한 상태로 고용량 메모리 집적기술인 8단 HBM3 2.5D 패키지 기술개발까지 완료해 미래 생성형 인공지능(AI)용 제품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 GAA 공정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수주 확대 등 차별화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하반기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반도체 업턴에 대응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관련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피크아웃(Peak out) 구간에 진입하는 등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은 지속되겠지만, 하락 폭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르면 2분기부터 업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하반기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수요 성장을 이끌 선단 공정 생산은 조정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이유에 대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금부터 투자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공급 주축을 담당할 선단 제품의 적기 개발과 품질 향상 등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