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굴기·업황 침체·실적 부진 등 우려↑
삼성, 메모리부문 전략 재정비… 생산 조절 나서
D램 현물가 반등, 하반기 반도체시장 회복 기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반도체가 국가 안보 자산 중 하나의 축으로 떠오르면서 미중 패권 전쟁이 심화됐다. 기업들은 이들 국가에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은 최근 반도체 업황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대응 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외 경기가 바닥을 찍고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반도체 업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업계는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다고 판단하면서 하반기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감산이 답"… 실적 악화 속 버티기 돌입한 기업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고객사들의 주문축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위적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기업들에 실적 악화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내내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공급량을 줄여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미 코로나 펜데믹 시기 비대면 수요에 힘입어 고객사들은 메모리반도체 주문량을 지속 늘려왔으며, 시장엔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졌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위축되는 등 이는 가격 하락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실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위적 감산은 없다던 기존 전략을 뒤집었다. 감산 선언이 나오자 시장에선 즉각 반응이 나왔다.
지난 7일 회사의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반도체 감산 공식화 이후 D램 현물가격이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에선 현물 가격 흐름에 주목한다. 고객들의 구매 등 실시간 수요 변화에 영향을 받는 가격이라는 점에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제품 현물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평균 3.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7.8달러 수준에서 줄곧 하락세를 보였던 현물가격이 반등에 성공한 것은 약 1년 만이다.
관련 업계에선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45.1%를 삼성전자의 감산 선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회사는 당장 안정적인 공급물량은 확보됐다는 판단으로 수요 변동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도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감산을 결정한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에 따라 더 이상의 제품 현물가격 급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리오프닝+D램 가격 반등, 업황 개선 기대 '솔솔'
얼어붙은 반도체시장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업계는 하반기부터 수요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펼치는 감산 전략이 업황 개선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반도체 업황 침체는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며, 위축된 제픔 수요는 중국시장 부활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은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반도체 1위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큰 기대를 건 모습이다.
현재로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업들의 상황을 어느정도 개선시킬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신냉전 분위기 조성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위기, 중국의 기술적 추격에 현지 수요가 다이나믹하게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은행 역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리오프닝의 효과가 아직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 이후 서비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지만, 수출입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대중 반도체 수출 물량은 대규모 부양책 등을 통한 정보통신(IT)과 기술적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고객사 재고도 하반기로 갈수록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쌓였던 재고를 털고, 반등에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불어 닥친 IT 수요 위축과 반도체 가격 하락에 기업들 고전이 지속되고 있지만, D램 현물 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등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메모리반도체의 가격도 공급량 축소로 고객사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등 일정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재고 30조에도 올해 투자 50조… 삼성전자, 넘사벽 '초격차' 만든다
- 반도체 쇼크가 불러온 '지각변동'… LG, 14년 만에 삼성 추월
- 중국의 마이크론 때리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줄 잘 서라?"
- [건강한 가정의달 ⑤] 지구와 지역사회 위한 따듯한 선물 'ESG 실천'
- [반도체 겨울나기 ①] 혹독한 다운사이클… 반등열쇠는?
-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5 시리즈' 생리주기 예측 기능 추가
- TSMC, 美반도체지원금 무려 20조원 기대… 삼성전자는?
- "메모리반도체시장 '초격차' 속도낸다"…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12단 적층 D램 개발
- [K반도체 생존전략 ②] 대통령 방미·K칩스법… '리스크' 완화 기대
- [K반도체 생존전략 ③] 공급망 재편, "한국이 주도권 쥐어야"
- 진격의 삼성전자… 1분기 4.5조 적자에도 시설투자 10.7조
- [K푸드 전성시대 ①] 한국인 입맛넘어, 세계인 입맛까지
- [K푸드 전성시대 ②] "한국은 좁다" 진격의 한류치킨
- [K푸드 전성시대 ③] 대상·CJ·풀무원, 해외서 '김치로' 한판승부
- [차이나 쇼크②] 미중 갈등으로 기로에 선 K반도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