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 가전·반도체시장 불황 속 실적 희비
1분기 LG전자 영업익 1조5000억, 삼성전자는 6000억
신사업 확대·선제적 위기관리 총력, 실적 방어로 결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오늘(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실제 영업이익에서 두 회사의 순위가 뒤집혔다. LG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 속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반도체업황 불황에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수직 낙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이날 각각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앞서 증권가에선 글로벌 가전과 반도체시장 한파 속 핵심사업 부진 심화와 지속적인 재고 증가 등으로 양사 실적이 동반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빗나갔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0조원,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0%, 영업이익은 95.7% 감소하는 등 극도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주력으로 삼았던 메모리반도체 수요 위축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비대면 업무 활성화에 따라 메모리 제품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등 상당한 수혜를 봤으나, 올해는 전반적인 업황 불안에 실적이 대폭 하락했다.
그간 무감산 기조도 대응하던 삼성전자는 전략 수정에 나선 상황이다. 회사는 그간 선단공정 전환 노력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고, 일부 제품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무감산 기조에 동참한 셈으로, 감산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당장 생산량 조절은 단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업황 회복 가능성도 나오는 만큼 회사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 난항을 겪는 사이 LG전자는 선제적 위기돌파 대응 노력에 집중한 결실을 봤다. 이 회사에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0조4178억원, 1조4974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6%, 영업이익은 22.9% 감소했으나 중권가 컨센서스(평균 예상 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재고 조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가전 및 프리미엄 가전의 비중 확대 등의 노력 덕분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경기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기업과 고객 간 거래(B2C) 사업보다 기업 간 기업 거래(B2B)에 비중을 높였고, 전사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워룸(war room·지휘통제실)을 만드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고 중장기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사압의 성장세도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됐다. 이에 LG전자의 2009년 4분기 이후 14년 만에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까지 앞질렀다. 업계에선 양사의 올해 실적에도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불황의 장기화에 맞춰 적정 수준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신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구조적 변화를 단행한 결과 선방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즈니스솔루션, 전장 등에서 적자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등 삼성전자와 영업이익 부분에서 격차를 벌릴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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