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대규모 투자안' 발표, 해외에선 '민간외교관' 역할
이 회장 경영철학 구체화, 올해 '더 적극적인 행보' 보일듯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은 임원들 1000명을 모아놓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포했다. 올해는 신경언 선언이 나온 지 30주년이 되는 해. 선대회장의 선언을 성장이념으로 삼아 내실과 외실을 키운 삼성은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뉴삼성’의 기치를 들어올렸다. 직면한 경기침체와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은 미래 성장의 불투명성을 높였지만 이 회장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그가 구상 중인 뉴삼성의 비전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전략 구상 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국내 경제 부활을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힘쓰고 있다.
대통령 외교무대에 동행하고 글로벌 기업들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달아 만나는 등 ‘민간외교관’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규모 투자, 경기회복 '마중물 역할' 기대감↑
이 회장은 앞서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공식 회장 타이틀을 달고 나서 지난 6개월간 기술과 소통을 키워드로 활발한 대외 행보를 펼쳐오는 등 국내 경제 회복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다. 이 회장의 기술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회사는 앞으로 20년 동안 경기도 용인에 300조원을 투자, 최대 반도체 제조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터 조성으로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 소부장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들어설 전망이다. 해외 생산 의존도를 줄여, 미·중 반도체 공급망 다툼 등에 국내의 자생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이뿐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선 10년간 제조업 핵심분야에 60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투자 계획은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산업 진흥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삼성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이외에도 지역 기업의 자금, 기술, 인력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 육성함으로써 회사와 지역 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삼성의 잇따른 투자 발표가 국내 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반도체 패키지와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등 지역별 특화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높다.
재계 관계자는 “각 지역의 산업 육성이 삼성 미래와 직결된다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투자”라며 “상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해 온 행보는 올해 더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외서 정부 외교·산업정책 '특급도우미'로 나서
같은 기간 이 회장은 글로벌 경영도 본격화했다. 올해 초부터 스위스·일본·중국·아랍에미레이트(UAE)·미국을 찾는 등 현장을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대외 불확실성 속 현지 사업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의 미국과 중국 일정에는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양국의 반도체를 둔 패권 다툼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우려가 커지면서다. 이에 이 회장이 해결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기대도 많았다.
기대와 달리 그는 양국에서 일정을 보내는 동안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두 나라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로 보인다. 하지만 이 회장은 윤 정부 외교와 산업정책에 있어 특급도우미 역할은 충실히 수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방미 등의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해 민간외교관으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이 회장은 이달에도 오는 22~24일 예정된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합류,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킹과 협력관계 구축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안팎에서는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 회장이 삼성의 초격차를 이끌고 경기침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국내 대규모 투자는 지역 경제 부활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 국내에서 영향력이 큰 삼성의 역할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도 볼 수 있듯이 이 회장은 양국 관계에 중요한 가교임을 증명했고, 그의 폭넓은 경영행보는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삼성의 글로벌 사업 등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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