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서 인수전 참여 공식화해
우회장 "국가 해운산업 완성하고 싶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HMM 인수에 나서겠다고 언급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SM그룹 제공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HMM 인수에 나서겠다고 언급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SM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큰 손으로 통하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적 선사인 HMM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 회장이 HMM 인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앞서 SM그룹은 국내 최대 해운사로 성장한 HMM의 주식을 사들이는 등 6.65% 지분을 확보했으며,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인수 초석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우 회장은 이와 관련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HMM을 인수하기 위해 그룹 안팎의 자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적정 가격은 4조원으로 보고 있으며, 최대 4조50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HMM 인수전 참전을 공식화한 셈이다. 특히 그는 “HMM 인수를 생각하고 장내에서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며 “내 나이가 일흔둘인데 마지막으로 국가 해운산업을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면서 “각 계열사의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최대 4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자금 동원에 있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우 회장은 ‘M&A의 귀재’로 불린다. 그는 삼라건설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M&A 활동으로 SM그룹을 재계 순위 34위, 국내 57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해운업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2013년 벌크선사 대한해운을 비롯해 2016년 삼선로직스를 인수해 현재의 대한상선을 만들어냈고, 2017년에는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인수하며 SM상선을 탄생시켰다.

업계에서는 우 회장의 과거 행적에 비춰 HMM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고, HMM 새 주인 찾기도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산업은행은 이른 시일 내 HMM 매각 공고를 내 민영화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춰 SM그룹을 포함한 구체적인 인수 후보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공고가 나오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예비 입찰과 본입찰이 진행된다. 본입찰 이후에는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LX그룹, SM그룹 등을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는다. 

이 중 SM그룹이 가장 먼저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후보군들에 움직임도 주목된다. 다만 최대 5~7조원 사이로 추정되는 HMM의 몸값이 매각의 걸림돌로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 회장 역시 적정 인수가인 4조5000억원에서 1원이라도 더 써낼 마음은 없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도 “거대하진 기업 몸집이 매각 작업에 방해 요소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해운업 불황에 높은 인수가를 선뜻 지불할 기업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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