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 실망
악재도 쌓여가… 반전 모멘텀 있나
가격 인하로 인한 수요 증대도 일시적
희망은 사이버트럭 출시, 게임체인저 될까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테슬라 주가가 나날이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18일 최고점을 찍은 뒤 3주만에 약 15%가 빠졌다. 지난 8일,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25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계속되는 악재에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테슬라는 연내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으로 만회하려는 모양새다.
테슬라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된 계기는 지난 7월19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였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이 10% 아래로 떨어지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여기에 더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올 3분기 생산량이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로 2분기 수준을 밑돌 것이라 밝혔다.
이외에도 악재는 겹겹이 늘어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류에 대해 조사를 돌입했고 최근엔 일부 모델에서 핸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 심각한 결함도 불거졌다. 여기에 머스크의 후계자로 점쳐졌던 ‘실세’ 재커리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이 전해지며 연일 악재를 겪었다.
전기차 최대시장 중국에서의 약세도 주가 하락에 이바지했다. 10일 머니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인하한 뒤 몇 개월간 수요 강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7월엔 중국 인도량이 전월비 31%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머피는 이에 대해 테슬라의 가격 인하 후 중국 수요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의 지난해 말 가격 인하는 재고 소진을 돕고 중국 수요를 올 상반기까지 자극했지만 이 효과는 짧게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피의 지적대로 테슬라의 중국 수요가 줄고 있다면 테슬라의 올 3분기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고 주가도 약세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자 모멘텀은 사이버트럭 출시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 4월만 해도 올 9월말까지 소량의 사이버트럭을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7월말 콘퍼런스 콜에서 사이버트럭의 가격과 정확한 출시 시기에 대해 말하지 않고 올해 안에 출시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사이버트럭은 2019년에 처음 디자인이 공개돼 2021년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과 설계 변경, 생산 비용 초과 등의 문제를 겪으며 생산 일정이 연기돼 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사이버트럭의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사이버트럭이 워낙 독특해 수요층이 한정될 것이고 생산을 시작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출시 후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 픽업트럭이면서 스포츠카처럼 속도를 낼 수 있고 테슬라의 기술과 역량이 집중된 차량이라는 것이다.
사이버트럭 초기 버전의 사진들을 분석한 샌디 먼로 엔지니어링 컨설턴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사이버트럭이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 최대 주주 중 하나인 T. 로웨 프라이스 어소시에이츠의 앤서니 왕 기술투자팀 공동팀장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기존 약속대로 인도할 수 있다면 사이버트럭이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 공동팀장은 “사이버트럭 생산량 증대가 이번 분기가 되든 다음 분기가 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사이버트럭을 생산할 수만 있다면 테슬라는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