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상반기 영업익 204.5% '껑충'… 절반 이상 해외서 거둬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농심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6979억원으로 13.8%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상대적 가격이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난 게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2분기 농심 국내사업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만큼 기저효과로 올 상반기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15.8% 줄었다. 국내사업에서 31.4% 감소했다. 국제 정세와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전분, 스프, 시즈닝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상반기 성장의 핵심이 해외에 있던 것으로 분석했다. 상반기 중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미국법인이 전체 영업이익의 28%인 337억원을 달성했다. 미국법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6% 증가한 337억원, 매출은 25.2% 늘어난 3162억원이다.

미국시장에서 초고속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한국 생산 제품을 수출해 오던 상황에서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2분기 미국시장에서의 가격인상(평균 9%)과 4분기 이후 국제 해상운임 안정화 추세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의 한 원인이다.

신동원 회장은 최근 2030년까지 미국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