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 감산기조 속 유가·정제마진 동반 강세
상반기 부진 정유 4사, 실적 개선 전망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23일 기준 배럴당 15.05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찍는 등 국내 정유사들에 실적 개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23일 기준 배럴당 15.05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찍는 등 국내 정유사들에 실적 개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최근 안정화됐던 국제유가가 다시 강세로 전환되면서 정제마진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냈던 정유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23일 기준 배럴당 15.05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앞서 지난 1~2분기엔 상승 기조가 꺾인 유가와 정제마진이 줄곧 바닥권을 밑돌면서 정유사들의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실제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거둔 영업이익은 약 1조원 수준이다.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던 지난해 대비 수익성이 쪼그라든 셈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선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모두 상승 흐름으로 바뀌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 여파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 등의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도 8월 첫째 주 기준 배럴당 평균 11.5 달러에 이어 셋째 주엔 13.1달러로 상승한 뒤 마지막 주는 15달러까지 오르는 등 지난해 7월(배덜당 16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정유사들이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4~5달러를 대폭 웃돌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감산 기조를 유지한 만큼 정제마진이 추가로 상승할 여지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결과 국내 정유 4사도 이같은 흐름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분기(6422억원) 흑자전환,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4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산유국들의 연이은 감산 조치에 공급이 타이트해지는 등 석유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돼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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