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엔비디아·퀄컴, 글로벌 반도체기업 이스라엘 포진
D램 공급망 타격 우려↑, 국내 기업들 현지 상황 '촉각'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가 높다. 전쟁 장기화시 메모리반도체 공급망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사진=연합누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가 높다. 전쟁 장기화시 메모리반도체 공급망이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사진=연합누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반도체 생태계가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는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들어서 있다. 당장 국내 기업들은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현지에 낸드플래시 제품 관련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센터와 삼성리서치가 이스라엘에 소재하고 있다. 각각 중동시장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고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 8일부터 재택근무 지침을 내린 상태다. 문제는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다. 

이스라엘에는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이 대거 위치했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표적인 고객사다. 이 가운데 현지 사업을 확대 중인 인텔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텔은 이스라엘에서만 공장 1곳과 개발센터 4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대규모 중앙처리장치(CPU) 생산공장이 분쟁 지역과 밀접한다. 또 인텔은 최근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차세대 공정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들 경우 사업이 올스톱 될 수 있다. 인텔의 타격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공급망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인텔이 CPU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80%다. 

특히 메모리 제품 가운데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38.2%)와 SK하이닉스(31.9%)가 차지하는 비중은 월등히 높다. 인텔의 생산 축소가 국내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며 “최근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전쟁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로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D램 공급 차질은 물론 전반적인 공급망이 꼬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는 반도체산업 회복세를 가로막는 요인”이라며 “분쟁 리스크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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