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동맹' 명문화… 기술 초격차에 함께 발맞춰
ASML과도 스킨십 강화… 차후 물량 수급에 유리한 고지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암스테르담 시내 공연장에서 열린 답례 문화 공연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암스테르담 시내 공연장에서 열린 답례 문화 공연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한국과 네덜란드의 관계가 윤석열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반도체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 특히 네덜란드 최대 기업 ASML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대통령실은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설계에서부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조로 이어지는 전 주기를 연결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암스테르담에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양국의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 하면서 정부 간 반도체 협력 채널을 신설하고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로 연결됀 반도체 공급망 연대를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수석은 “이제는 반도체 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남아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리스크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모처럼 형성된 반등 모멘텀을 확실히 다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 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양국은 반도체 동맹을 통해 기술 협력을 도모하고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며 지정학적 영향에 따른 공급망 위기에 함께 대처하기로 했다.

특히 미래 반도체업계 경쟁의 핵심인 2나노미터(10억분의 2m) 반도체 생산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ASML이 생산하는 핵심 노광(EUV) 장비 확보가 필수다. 

박 수석은 “2나노미터 기반 반도체 양산에는 ASML의 차세대 EUV 장비가 필수적인데 연간 생산 가능 규모가 20~50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차세대 EUV 장비의 안정적 확보가 향후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업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 수요가 증가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SML의 소재지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맺은 것은 의미가 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SML과의 업무협약은 삼성전자 전 직원이 놀랄 만큼 깜짝 뉴스였다”며 “그토록 바라던 ‘초격차’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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