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급격히 가까워져… 경쟁사보다 장비공급 우위 가능성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삼성전자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합심해 국내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데 1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업계의 글로벌 선두주자 삼성전자와 반도체장비분야에서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ASML의 합심으로 한국과 네덜란드 간 끈끈한 ‘반도체 동맹’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반도체업계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은 1조원을 들여 국내에 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미래 반도체 시장을 주도 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번 양해각서(MOU) 체결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함께 순방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 사절단은 이날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펠트호번의 ASML 본사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ASML은 내년부터 총 1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을 연구하는 센터를 설립하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해외에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ASML과 삼성전자가 공동 설립하는 R&D센터는 차세대 자외선 반도체 인쇄 기술(EUV)을 기반으로 초미세 제조 공정을 공동 개발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설치부터 운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이번 협력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양국 정부 간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며 “한국·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양해각서가 체결되며 삼성전자는 ASML과의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SML의 2나노미터 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후 장비 공급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고 여겨진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과 네덜란드는 이제 반도체 분야 동맹 관계”라며 “이번 MOU를 체결함에 따라 ASML로부터 EUV 장비를 공급받는 측면에서도 한국 기업에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ASML의 EUV 장비는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생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SML은 자사의 장비를 연간 50대 가량만 생산하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간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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