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후 200조 돌파는 두번째
내년 전망 '맑음'… HBM4 공급 시작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지난 24일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하며 반도체업계 ‘대세’를 입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 수요가 폭증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전망도 밝아 국내외 투자자들이 집결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48분 기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78% 상승한 28만6500원을 기록중이며, 시가총액은 약 208조573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말(126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여 만에 80조원이 늘어났다. 국내 상장사 중 시총 200조원 고지는 삼성전자가 2012년 4월 27일에 달성한 이래 두 번째다.
이번 시총 200조원 돌파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갖고 있는 데다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SK하이닉스에 들려온 여러 호재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차세대(6세대) HBM인 ‘HBM4’ 샘플을 공급했고, 올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HBM4부터는 기술·양산 난이도가 이전 세대 대비 급격하게 올라가 업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내년 공급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기도 했지만, 보란 듯이 계획을 진행함에 따라 시장의 걱정도 해소되는 국면이다.
게다가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는 1992년 이후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줄곧 1위였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통상 연 단위로 물량을 계약하는 HBM 특성상, 2026년 공급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올해 영업이익에서도 SK하이닉스가 2년 연속 1등을 기록할 것인가에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큰 이변이 없는 한 SK하이닉스는 곧 2026년 ‘풀 부킹’(예약 끝)을 선언할 것이다”며 “이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내년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시장 지배력 강화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실적 창출이 예상된다”며 “2025년 영업이익을 지난해 31조2000억원보다 더 높은 38조4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급격히 성장하자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곽 사장은 정통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통’으로 HBM 개발 초창기부터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가 2022년 SK하이닉스의 키를 잡은 이래 실적과 기술 성과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기술을 잘 개발하고, 제품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훨씬 더 높이면 현재 100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이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는 3년 정도 이내에 도전해볼 만한 목표치가 200조원 정도로 본다”고 목표를 밝힌 바 있는데, 이를 1년6개월 만에 현실화했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의 ‘견인력’에 크게 고무되는 분위기다. 그룹은 AI 기업으로 사업 재편에 힘을 쏟고 있는데, 선봉장 격인 SK하이닉스가 지속적인 성과를 이뤄내며 구심점 역할을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2일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렸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정보기술(IT) 영역 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AI에 미래 투자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총이 약 13조원 수준이었다. 이후 꾸준히 우상향을 기록, 2021년 1월 1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2023년 메모리 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치며 55조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오랜 기간 투자·개발해 온 HBM이 AI 붐과 함께 ‘홈런’을 터트리며 글로벌 AI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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