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영부인 최초로 수사기관 출석, 16개 혐의 수사 대상
'황제 조사' 비판 1년여 만, 일반 피의자와 동일 절차 적용
김 여사 측 "있는 그래도 진술할 것" 정치권 파장 불가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10시 역대 영부인 가운데 처음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10시 역대 영부인 가운데 처음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며, 역대 영부인 가운데 처음으로 수사기관 포토라인에 서게 된다. 

현재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 개입, 국정 사적 영향력 행사 등 총 16개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번 소환 자체가 정치적·사법적으로 이례적으로 헌정사에 기록될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 김 여사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 출입구 앞에서 언론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까지 건강 악화를 이유로 휠체어에 의지했으나, 이번 소환에서는 직접 걸어서 조사실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구 앞 포토라인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은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 별도 환담이나 접견 없이 곧장 조사실로 향하게 된다. 

조사는 검찰 출신 부장검사가 주도하며, 민중기 특검과의 사전 ‘티타임’도 없다. 김 여사 측에서는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동석하기로 했다. 

김 여사의 출석은 특검 임명(6월 12일) 이후 35일 만이며, 대선 이후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피의자 신분으로 정식 조사에 응하는 자리다. 

앞서 그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의 출석 요구는 모두 불응한 바 있으며, 지난해 7월 비공개 방문 조사를 받은 후 ‘황제 조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논란은 특검 출범의 계기가 됐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 투자자(전주)로 참여해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일엔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구속됐다.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도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4년 유죄 확정을 받았다. 

공천 개입과 관련해선 2022년 재·보궐 선거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또 전통종교계·건진법사 전성배씨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국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이외 특검은 ▲명품 수수 사건 ▲코바나컨텐츠 협찬 비리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공흥지구 인허가 외압 등 총 16가지 혐의를 순차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김 여사 측은 “경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진술할 것”이라며 “판단은 특검이 내릴 몫”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별도 입장문을 내지 않고 조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역대 영부인 중 첫 공개 출석이자 피의자 신분 출석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앞서 이순자 여사(전두환), 권양숙 여사(노무현), 김윤옥 여사(이명박) 등도 수사를 받은 적은 있었다. 다만 모두 참고인 신분이거나 비공개·서면 조사에 그쳤다.

당장 김 여사 소환이 향후 정치 지형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직 윤리, 대통령 배우자의 책임 범위, 검찰 특수 수사의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는 등 특검의 조사 내용과 김 여사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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