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넥슨게임즈, AI 공시정보 오류로 주가 10% 급등락...누가 책임지나?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지난달 30일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장 중 1분여 만에 주가가 10%정도 변동성을 보이는 급등락을 연출한 주요 배경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공시 착오 기재 때문 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시장 참여자의 주의가 요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증권에서 제공하는 상장사 넥슨게임주의 AI 공시요약 서비스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지난달 29일 발생했다. 

그날 장마감 이후 넥슨게임즈는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가칭)' 퍼블리싱 계약’에 대한 정정 공시를 올렸다. 기존 공시에서는 퍼블리싱 계약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계약 금액을 작성하지 않았으나 기간만료로 정정 공시를 통해 계약금액 300억원을 공개한 건이다. 이는 넥스게임즈의 전년 매출액 대비 36.85% 수준이다.

그런데 정정 공시 직후인 오후 5시 25분경 네이버증권 종목토론 탭에 올라온 AI 공시 요약 내용에는 해당 금액이 3000억원으로 기재됐다. 계약금액이 10배로 뛰면서 전년 매출액 대비 3배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착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넥슨게임즈는 오후 한때 1분여 만에 주가가 10% 수준이 급등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0원(0.28%) 오른 1만401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장 중 오후 12시 8분께 10% 이상 급등한 1만5380원까지 치솟았다가 바로 12시 9분경 다시 1만4240원대로 내려왔다.

이 1분여 동안에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거래가 형성됐다. 지난달 29일까지 넥슨게임즈의 9월 평균 거래량은 11만7904주 수준인데 지난 30일 하루에만 136만405주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개인이 매수 114만52주, 매도 89만3069주 등 대부분의 거래를 진행했는데 잘못된 공시 게재에 따른 추동매매 성격이 짙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 진단이다.  단적으로 잘못 기대된 AI요약 공시를 믿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있다면 바로 1분만에 10%의 손실을 볼수 있었던 사안인 것이다.

정리하자면, 넥슨게임즈가 정정공시를 올리고, 이를 네이버증권이 AI를 통해 요약공시를 게시하는 과정에서 계약금액이 3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오기재되고 다음날 시장에서는 이를 본 투자자들의 매매가 폭증하면서 1분여 만에 주가가 10% 오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증권 투자사이트에서는 당장 네이버증권에 대해 볼멘소리를 터트리고 있다. 한 투자자는 "3000억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바로 물렸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다른 투자자 또한 "이 종목을 투자해서 좋았던 기억이 없다"며 "단타맛집이 됐다"고 푸념을 하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증권은 뒤늦게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1일 오전 9시 40분 해당 내용을 수정했다. 네이버증권 관계자는 “AI 오류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기재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현재 해당 내용은 사실 확인 후 수정됐다"고 밝혔다.  네이버측은 AI 기술 (Large Language Model)로 제공되는 공시 요약 정보는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을 위한 내용이 아니라며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내용은 반드시 공시 원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AI 오류로 주가 변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안임이 분명한데 지금 어느 누구도 투자손실 등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다"며 "이를 계기로 AI가 제공하는 투자 정보에 대한 책임성을 가르는 금융 당국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