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1.4조원...창사이래 분기 최대
HBM4 개발완료… 공급 준비 박차
AI 최대 수혜… 패러다임 전환 적응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HBM3E 16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HBM3E 16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서울와이어=천성윤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창사이래 분기 최대 수준인 11조4000억원에 육박하며 세계적 메모리 기업의 위상을 과시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필수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특수를 완벽히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률 47%… 고부가가치 HBM이 ‘효자’

29일 SK하이닉스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1%, 영업이익은 61.9%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119% 늘어난 12조5975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이 3분기 영업이익률은 무려 47%로 반도체업계 최상위권이자 역대 최고치를 보이며 사업 경쟁력과 체질이 얼마나 탄탄한지 대외에 알렸다. 2분기 기록했던 종전 최고 실적(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도 불과 한 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회사는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공급 확대를 꼽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HBM3E 12단, 서버향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또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D램과 AI 서버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가 두드러졌다. 128GB(기가바이트) 이상 DDR5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낸드에서도 가격 프리미엄이 높은 eSSD(기업용 SSD) 비중이 확대됐다.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3분기 말 기준 27조9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조9000억원 증가했고, 차입금은 24조1000억원에 그쳐 3조8000억원 규모의 순 현금 체제로 전환해 재무 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HBM4 공급 준비 완료… 빅테크 몰릴 듯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AI 시장의 주력 메모리인 HBM에서 독주 체제를 숫자로 입증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내년 본격 펼쳐질 HBM4(6세대) 경쟁에서도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되는 최신형 HBM인 ‘HBM3E’의 80% 이상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내년 HBM 고객사 확보도 일찌감치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져 올해와 같은 완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HBM3E의 뒤를 잇는 HBM4의 개발도 이미 지난 9월 완료해 엔비디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HBM4 출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HBM4 샘플.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HBM4 샘플. 사진=SK하이닉스

큰 이변이 없다면 글로벌 빅테크들은 HBM 기술력이 가장 검증된 SK하이닉스의 HBM4를 최선호 제품으로 두고 구매를 위해 몰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HBM4는 이전 세대에 비해 속도와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돼 향후 AI 서버 성능 고도화 경쟁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HBM4는 고객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했으며 업계 최고 속도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시장 선도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메모리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 혁신으로 메모리 시장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 공급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AI 메모리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AI 시대 최대 수혜주”라며 “엔비디아, AMD,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들이 앞다퉈 AI를 핵심 사업으로 밀자,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증가한 것이 직접적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또 SK하이닉스는 HBM뿐만 아닌 고성능 DDR5, eSSD, 모바일 메모리 등 전 영역의 수요를 잡아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이를 위해 최근 SK하이닉스는 청주 신공장(팹) ‘M15X’의 클린룸을 조기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M15X를 가동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선단 공정 고도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시황에 맞는 최적화된 투자 전략을 유지하되 공급 공백은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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