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서울 삼성동 인근 한 치킨집에서 비공식 만찬을 함께 한다. 세계 반도체·모빌리티 산업을 대표하는 세 총수가 ‘치맥(치킨·맥주)’ 자리를 통해 미래 기술 협력 구상을 나눈다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그래픽카드 ‘지포스(GeForce)’의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뒤, 삼성역 인근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두 총수와 만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황 CEO의 요청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외 출장 때마다 현지 식문화를 즐기기로 유명한데, 한국의 대표적인 ‘치맥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차 실무진이 ‘치킨집 회동’ 제안에 다소 놀랐다는 후문이 있다”며 “황 CEO가 격식을 벗어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의 주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차세대 모빌리티, 휴머노이드 분야 등 세 기업의 공통 관심사로 좁혀진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공급을 준비 중이며, 6세대 HBM4 품질 검증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엔비디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로봇·자율주행·스마트공장 등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치맥 회동' 다음 날인 31일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과 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단순한 친목의 장이 아니라 ‘엔비디아·삼성·현대차 AI 사업 동맹’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앞서 황 CEO는 방한 전 “한국 국민이 기뻐할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AI 반도체 공급 및 자율주행 기술 협력과 관련한 구체적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 CEO는 오는 31일에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재계 주요 인사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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