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판중지법 논란 진화
당정 간 갈등설 봉합 수순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단하는 이른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을 멈춘 것을 놓고 불거진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대표) 갈등설’을 일축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4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경고라기보다는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이지 말아 달라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민주당에 재판중지법 추진 중단을 공식 요청하며 “헌법상 재판중지 입법은 불필요하다.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다소 강한 어조의 입장을 내놨다.
문 수석부대표는 재판중지법 추진 중단 배경과 관련해선 “이번주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를 국민께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이 당의 기조였다”며 “재판중지법 추진은 자칫 메시지 혼선을 초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법안은 이미 지난 6월17일 본회의 상정이 검토됐지만,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법을 올리는 건 정쟁의 소지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한 적이 있다”며 “그 입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당이 불필요하게 다시 논의에 불을 붙이는 것은 대통령실로선 탐탁치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명청 갈등설이 증폭된 가운데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환담한 뒤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기자들에게 “웃고 좋은 얘기만 했다. 또 만나서 이렇게 얘기하니 기분이 좋더라”며 “APEC 얘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최근까지 국민의힘과 재판중지법을 두고 공방을 벌이다 돌연 입법 추진을 보류했다. 지도부는 “대통령실과의 조율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곧이어 대통령실이 ‘정쟁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양측 간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 대표는 이러한 갈등설을 불식하듯, 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한 상인께서 ‘APEC이 A급이여’라고 하셨는데 오늘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과 태도도 역시 A급이었다”고 적었다.
특히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조한 인공지능(AI) 시대 전환 비전에 대해 “시대를 꿰뚫는 명문장”이라고 평가하면서 “민주당이 추진해온 경제 혁신 방향과 완전히 궤를 같이한다”고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재판중지법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정쟁은 피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정 대표 역시 이를 존중한 만큼 명청 갈등설은 과장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의 환담 이후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정책 기조는 대통령과 조율해 가는 것이 원칙”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당정협의회를 열어 예산안 심의 전략을 비롯한 민생 입법 우선순위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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