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서 세계 화장품 기업 순위 12위 차지한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주어진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능력"
M&A의 귀재... 올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로 1위 굳힌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5년 부임 이후 지속적으로 '업무 효율성 강화'를 추진했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서울와이어 강동원 기자] LG생활건강이 각종 뷰티‧패션 저널에서 국내 업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일각에서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강조한 업무 효율성 강화와 인수‧합병(M&A)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뷰티‧패션저널 ‘WWD(Women’s Wear Daily)가 발표한 ‘2020년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세계 화장품 기업 12위에 위치하며 아모레퍼시픽(14위), 에이블씨엔씨(88위), 클리오(100위)를 제치고 국내 업계 중 1위를 차지했다.

WWD에 따르면 지난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9% 성장한 45억4000만달러(약 5조3500억원)를 기록하며 14위에서 12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12위에서 14위로 하락했다.

◆업무 효율 강조한 차석용 부회장
LG생활건강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화장품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은 차 부회장의 ‘업무 효율성 강화 방침’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차 부회장은 2005년 부임 이후 "주어진 시간에 성과를 내는 것,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의 경영 방침 아래 ‘스마트워크’ 문화를 정착시키며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먼저, 회의 시에는 자료는 핵심사항만 요약하고 사전에 메일·메신저를 통해 공유해 참석자의 사전 이해를 높였다. 회의 진행 중에는 핵심주제에 대한 토론 위주로 진행 후 회의 결과는 바로 실행될 수 있도록 했다.

LG생활건강은 업무 보고 시에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거나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중요한 내용의 경우에만 대면보고를 진행했다. 또한 가급적 전화, 메일, 메신저, 문자 등을 통해 적시에 상사에게 알리는 효율적인 보고문화를 전사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메일로 업무요청이 필요한 직원의 경우 수신자에게 그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수신자는 빠른 답변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전화나 메신저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업무 확인을 하지 않도록 요청자와 수신자가 서로를 배려하는 조직문화도 자리 잡혔다.

LG생활건강은 '유연근무제(Flexible Time)'를 도입해 유연하게 출퇴근하는 업무환경을 구축했다. 해당 제도는 직원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한 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스스로 퇴근하는 제도다. 2005년 도입 이후 개선을 거쳐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렇듯 LG생활건강의 업무 효율 강화를 위한 ‘스마트워크’가 정착되면서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8445억원, 영업이익은 1조22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2.1%, 3.8% 증가했다. 이는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한 수치다.

◆M&A의 귀재
차 부회장은 관련 업계에서 ‘M&A의 귀재’로 불리며 지금까지 30여건이 넘는 M&A를 추진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차 부회장의 M&A 성과를 앞세워 뷰티업계 1위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차 부회장은 2012년 현재 LG생활건강의 일본 지주가 된 ‘긴자스테파니’와 국내 업체인 ‘CNP코스메틱스’, ‘제니스’ 등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 확장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시작으로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후’, ‘숨’, 등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그 결과 ‘후’는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2018년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출액 2조61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피지오겔' 브랜드를 통해 실적 상승에 나선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의 지휘 아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19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차 부회장은 원활한 해외 유통망 확보를 위해 미국 화장품 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한 바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 숨 등 럭셔리 화장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탄탄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조직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주어진 시간에 많은 성과를 내면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워크'가 잘 정착돼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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