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투자회사, LG엔솔 목표가 39만~61만원 제시
시장서 기대하는 '따상'시 주가 78만원까지 갈 수 있어
오버슈팅 가능성 있으나 아직까지는 지켜봐야 할 듯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을 뒤흔든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상장(27일)을 앞두고 증권가의 분석 자료가 쏟아진다. 이들의 목표주가는 39만~61만원대다.
이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 후 당일 상한가)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LG엔솔이 따상을 기록할 경우 첫날 78만원까지 갈 수 있다.
26일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내놓은 LG엔솔 분석 보고서를 보면 목표주가는 제각각이다. 유안타증권이 최저 39만원으로 가장 낮고, NH투자증권·SK증권이 43만원, 유진투자증권이 52만원, 한국투자증권이 60만원이다. 목표가를 제시한 금융투자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이 61만원으로 가장 높다.
높고 낮음이 있으나, 투자자가 기대하는, 78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제시한 금융투자회사는 한 곳도 없다.
숫자만 놓고 보면 유안타증권이 가장 낮다. 이 회사는 중국 CATL, 한국 삼성SDI 등 상장 배터리회사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이익(EV/EBITDA) 상대가치를 적용해 시가총액 범위를 63조~120조원으로 추정했다. 평균치는 92조원이다. 즉 27만~51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데, 그 중에서 중간값인 39만원을 제시한 셈이다.
단,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상 이상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상장 초기 주가는 오버슈팅이 예상된다”면서 “3월10일 코스피200지수 편입 기간까지 인덱스와 배터리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에 따른 매수가 예상되는데 2조~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가 60만원, 시가총액 140조원을 제시했다. 중국 경쟁사(CATL)의 2025년 EV/EBITDA를 20% 증해 적용하고, 예상 순차입금 등을 차감해 산출한 수치다. 경쟁사보다 기업가치에 프리미엄을 부여한 것이다.
조 연구원은 “중국 경쟁사보다 밸류에이션을 할증한 것은 가장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고, 지역별로 매출처·생산지가 분산돼 자국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회사 대비 사업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2024년까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이 경쟁사를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탑티어 2차전지 회사 중 전체 매출액에서 2차전지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상장사는 LG엔솔, CATL, 삼성SDI 뿐이다”라며 “CATL은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정부의 정책적 도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었지만 2022년부터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엔솔이 집중하는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라며 “LG엔솔이 증설 중인 미국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점은 2024~2025년이며, 이에 따라 2025년을 목표주가 산정 시점으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LG엔솔의 목표가를 가장 높게 제시한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CATL의 배수에 25%를 할증해 제시했다.
노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의견은 2025~2030년 삼원계 배터리 대세론으로 CATL과의 점유율 역전, 수요 가시성이 높은 전방 모빌리티 고객사를 확보해 수주잔고 역전, 2024년을 기점으로 양사의 이익률 격차가 축소되는 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노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LG엔솔의 수주잔고는 260조원, CATL은 223조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LG엔솔이 340조원, CATL은 260조원으로 큰 격차를 낼 전망이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전지 침투율 증대와 신규·기존 OEM과의 조인트벤처(JV) 추가 설립, 각형 등 신규 폼팩터를 통한 폭스바겐향 추가 수주를 예상하기 때문”이라며 “LG엔솔은 EV양산 능력을 갖춘 OEM향 출하 및 적정 수익성이 담보된 수주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증권가의 LG엔솔 목표가 차이는 CATL과의 비교를 통해 기업가치를 낮추느냐, 혹은 더욱 올리느냐에 따라 산출된 셈이다. 특히 조 연구원과 노 연구원의 분석 보고서를 보면 당장의 실적보다는 2024~2025년 실적 전망을 감안한 점도 눈에 띈다.
현 시점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LG엔솔이 상장 후 따상을 비롯, 주가 호조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LG엔솔은 LG화학에서 분사된 배터리 생산업체다. 매출 구성은 전기차용이 76%, IT가 18%, 에너지저장용이 6%다. 올해 기준으로 성장 제품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캐파는 160GWh 수준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1%다.
총 발행 주식은 2억3400만주이며, LG화학이 81.8%를 보유하게 된다. 상장 후 2월3일 FTSE 지수 편입, 같은 달 9일 이후 한국 배터리 ETF 편입, 14일 MSCI지수 편입, 3월10일 코스피200지수 편입 등의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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