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청와대 오찬간담회 참석 후 경영 행보 뚝 끊겨
품질·노조·러시아 악재 속 현장경영 사실상 '실종'
재계 "매주 재판참석, 가석방신분 경영활동 걸림돌"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품질 논란과 노사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중첩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 참석 이외의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출소 직후 삼성전자의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정보통신(IT) 등에 약 24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의 ‘청년희망 ON’ 협약식에 참석해 청년 취업에 앞장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같은 해 11월과 연말에는 미국과 중동으로 해외 출장에 나서는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현지 파운드리 제2공장 부지를 확정하고 글로벌 반도체사업 속도를 높였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 실현 의지를 강조해온 만큼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그의 경영 행보는 올해 들어 개점 휴업상태다. 이 부회장의 마지막 공개 경영 행보는 지난해 연말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ON 참여기업 초청 오찬 간담회다.
총수가 모습을 감춘 사이 삼성전자는 위기를 맞았다. 대외환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반도체사업 경쟁자인 대만의 TSMC와 미국 인텔은 공격적인 투자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내부적으로 무노조경영 철폐 후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는 일단 파업을 유보하고 사측과 협상에 나설 방침이지만 의견차가 커 합의 도달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영진은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에 대한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경영환경은 어느 때 보다 불안한 상황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행보와 관련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매주 두 번 재판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운신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과 가석방 신분상 사면복권이 이뤄질때까지 은둔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제한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지만, 지난해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사회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이 부회장의 가석방 신분이 경영활동에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조기 사면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실질적인 경영 복귀는 이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한번 움직이면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로서 운신 폭을 무리하게 넓히는 것보다 칩거경영을 선택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권력과의 유착으로 호되게 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이 부회장이 문재인 정권에서 윤석열 정권으로의 파워 이동기를 맞아 중뿔나게 나서기보다는 낮은 포복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했을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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