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보유 한진칼 주식 940만주(13.97%) 5640억에 인수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 단독 응찰, 채권단 거부로 무산

호반건설이 한진칼 2대주주로 오른 가운데 항공업 진출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호반건설 제공
호반건설이 한진칼 2대주주로 오른 가운데 항공업 진출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호반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호반건설이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항공업 진출 여부로 쏠린다.

29일 호반건설은 한진칼 주식 940만주(지분 13.97%)를 564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 161만4917주(2.4%)와 신주인수권 80만주에 대한 매도청구권도 보유한 투자다.

호반건설이 인수하는 한진칼 0.08%와 콜옵션(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하면 총 17.43% 규모다. 취득일은 다음 달 4일이다.

이로써 호반건설은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18.34%)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의 주요 주주는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18.87% ▲KCGI 17.41% ▲반도건설 17.02% ▲델타항공 13.21% ▲한국산업은행 10.58% 등이다.

이에 업계는 호반건설의 항공업 진출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인다. 호반건설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했으나 채권단 거부로 인수 시도가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 이후 양사가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 3곳 중 한 곳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항공업계 진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과거 아시아나그룹이 큰 낭패를 본 사례가 있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6조6000억원을 투입해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이후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며 한때 재계 7위까지 뛰어올랐으나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후유증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금호렌터카, 금호타이어를 매각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랜 기간 항공업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다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결합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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