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기술… '넷제로' 속도
한국·동남아 상용화 예정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SK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만든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미국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문 아래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 조기 달성 전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SMR 설계기업인 테라파워의 7억5000만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16일 밝혔다.
양사는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이에 앞으로 우리나라와 동남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테라파워는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듐냉각고속로(이하 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업계의 혁신기업이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로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동시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해 차세대 SMR 기술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테라파워의 이번 투자 유치는 지금까지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를 바탕으로 테라파워가 진행 중인 SMR 관련 혁신기술 개발과 사업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의 테라파워 투자는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 기여’ 목표를 밝히고 SMR 경쟁력에 주목해왔다.
또 테라파워는 SMR 외에도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 파괴하는 치료제의 원료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액티늄-225 생산 기술도 보유 중이다.
SK는 테라파워와 기존에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 간 협력으로 치료제 개발과 위탁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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