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손실 1346억원, 부채비율 864%
항공기 현대화 통해 노선 개발, 수익성 개선
중·단거리 경쟁력 높이고, 중장기 사업 다각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얼어붙었던 항공업계가 최근 국제선 운항 확대로 회복세를 보인다. 오랜 경영난을 겪어온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본격적인 실적 회복과 함께 흑자전환을 향한 비행을 시작했다. 포스트코로나를 맞은 주요 LCC 기업의 현재 상황과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지난달 LCC 주요 업체 중 국제선 수송에서 가장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제주항공이었다. 총 12만5743명을 수송하며 지난 1월 3412명 대비 약 37배나 급증했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지난달 LCC 주요 업체 중 국제선 수송에서 가장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제주항공이었다. 총 12만5743명을 수송하며 지난 1월 3412명 대비 약 37배나 급증했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수송객수는 135만4803명이며 지난 1월 대비 약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LCC는 전체의 35% 수준인 48만여명을 기록했다.

주요 업체 중 가장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제주항공이었다. 지난달 12만5743명을 수송하며 지난 1월 3412명 대비 약 37배나 뛴 성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입국 전 현지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 등 국제선 회복세에 초점을 맞춰 중·단거리 노선 회복 등 현재 사업 모델을 더욱 고도화해 포스트코로나 선도 항공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 상반기 영업손실 1346억원, 전년보다 줄었지만 적자 계속

제주항공은 상반기 매출액은 2073억원, 영업손실은 13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7.3% 급증했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하며 적자 규모가 줄었다.

정부의 국제선 규제 완화조치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고유가, 고환율 등 여전히 불안정한 대외여건 탓에 적자 늪에서는 빠져나오지는 못한 상황이다. 상반기 부채비율은 863.51%로 지난해 588.12%보다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업황악화 속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제주항공은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1506억원, 2066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5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노선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두 차례 사모 영구채 790억원을 발행했다.

지난달 26일에도 3200억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 시설자금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은 신기종인 B737-8 항공기 4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유상증자는)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이전 증자와 달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도 항공사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투자 목적의 자본 확충 계획인 만큼 사업 경쟁력 강화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항공기 운용 효율성·경쟁력 높이고 중장기 사업 다각화

B737-8의 도입은 항공기 고도화로 중·단거리 노선에서 더욱 높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B737-8은 현재 운용 중인 B737-800보다 운항거리가 1000㎞ 이상 길어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신규노선을 개발할 수 있다. 또 기존 동급 항공기 대비 15% 이상의 연료 절감뿐 아니라 좌석당 운항비용도 줄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국내 LCC 중 유일하게 구매기를 보유한 제주항공은 이번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해 기존에 리스로 운영하던 항공기를 구매기로 대체하면서 리스 비용 등 고정비까지 줄일 수 있다.

제주항공은 단일 기종 및 기단 현대화 작업을 통해 항공기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LCC 사업 모델에서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항공여행 회복기 시장 선도 기업의 위상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런 전략은 지난 6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의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핵심 전략으로 LCC의 대표 가치인 단거리 운항과 원가 절감을 강조했다.

또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화물, UAM 사업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UAM의 경우 아직 시작 단계지만 운영에 필요한 요건, 노하우가 항공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전략적 측면으로 봤을 때 LCC 넘버원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제2의 항공사가 될 수 있게 확실한 경쟁력, 전략적 강점을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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