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글로벌 긴축·영국 경제우려로 급락… 다우지수 3만선 붕괴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따른 우려, 영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여파 등으로 3대 지수 모두가 1%대 떨어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6.27(1.62%) 내린 2만9590.41로 마감했다. 3만선이 무너졌다. 지난 6월17일 기록한 연저점(2만9888.78)도 밑돌았다.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64.76포인트(1.72%) 떨어진 3693.23을, 나스닥종합지수는 198.88포인트(1.80%) 떨어진 1만867.93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연준의 강경한 매파(통화긴축 선호)기조에 발맞춰 주요 선진국이 잇따른 금리 인상을 진행했다. 이에 미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공포에 잠겨 있다.

연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점도표 쇼크’로 인한 패닉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점도표상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4%, 내년에는 4.6%까지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달러화 가치는 폭등 중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13.23까지 급등했다.

영국 파운드화가 폭락한 것도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줬다.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는 기업·부유층 감세 중심 경제정책 ‘트러소노믹스’를 제시했다.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소득수준 최상위 계층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down)를 노린 것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에 “낙수 효과 경제에 진절머리가 난다”며 “이는 결코 작동한 바 없다”고 적은 것 또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작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수요 억제에 주력하고 있다. 실상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이 상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BOE가 전일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 마저도 시장에서는 연준보다는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파운드화 가치가 한때 1.10190달러에 거래되는 등 37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1파운드=1달러라는 패리티(Parity, 두 비교통화 가치가 같아지는 것)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이전보다는 소폭 나아졌으나,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자리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9.2로 직전월인 43.7보다 소폭 올랐다. 다만 여전히 기준선인 50을 밑돈다. 제조업 PMI는 51.8을 기록해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전월의 51.5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종목은 동반 하락했다. 넷플릭스(-4.49%), 쿠팡(-4.00%), 아마존(-3.01%), 월트 디즈니 컴퍼니(-2.61%), 월마트(-2.48%), 알리바바 그룹(-2.44%), AMD(-2.22%), 퀄컴(-2.01%), 인텔(-1.96%), 메타(-1.69%), 애플(-1.51%), 알파벳A(-1.40%), 알파벳C(-1.39%), 마이크로소프트(-1.27%), 엔비디아(-0.36%), 버크셔 해서웨이B(-0.28%) 등이 줄줄이 내렸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0.48%), 트위터(0.43%), 스노우 플레이크(0.15%)는 소폭 올랐다.

주요 전기차주는 대체로 부진했다. 니콜라 코퍼레이션(-4.66%), 테슬라(-4.59%), 루시드 모터스(-1.96%)가 급락한 가운데 리비안(0.69%)이 유일하게 소폭 올랐다.

밈 주식은 희비가 엇갈렸다.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1.78%), 게임스톱(1.62%)이 상승한 가운데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5.92%)가 5%대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75달러(5.69%) 하락한 배럴당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은 강달러 여파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5.50달러(1.5%) 급락한 온스당 1655.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