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OPEC+가 다음 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산으로 외신들은 이번 결정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월례 장관급 회의 후 성명을 통해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인 4185만 배럴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으로 구성된 단체다. 지난달 하루 10만 배럴 감산에 이은 이번 감산 결정에 대해서는 경기 침체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지만 상당수 회원국이 현재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실제 감산량은 하루 90만 배럴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사우디는 OPEC+ 차원의 연이은 감산 결정으로 미국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향하는 중이다. 미국은 사우디가 이런 결정을 통해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하고 있다고 본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앞서 미국은 원유 감산을 결정하지 않도록 산유국들에 압박을 가했다. 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지난 7월 직접 사우디를 방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수개월 내 벌어질 일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OPEC+의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OPEC+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다시 원유 감산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도 비상이 걸렸다. 백악관은 즉시 비판에 나섰다.
백악관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및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응하는 가운데 나온 OPEC+의 근시안적인 감산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의 국제 공급을 유지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은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고통을 받는 저소득·중간 소득 국가에 가장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전략비축유 1000만 배럴 추가 방출과 단기에 국내 에너지 생산을 증대시킬 추가 조치 검토를 지시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미국 소비자를 보호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면 전략비축유 방출을 계속 지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업체에 제품 가격을 낮춰 마진을 줄이는 것과 미 의회와 함께 에너지 가격에 대한 OPEC의 영향력을 줄이는 조치도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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