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두바이 공항서 내린 뒤 행방 묘연해
당국, 소재 추적 중… 인접국에 수사협조 요청
권도형 "신변 위협으로 거주지 밝히지 않겠다"

디지털자산 루나(LUNA)를 만든 테라폼랩스가 10억달러 이상 비트코인을 매집한 사실이 밝혀지며, 시장에선 갑자스럽게 비트코인 큰손으로 떠오른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사진=테라 홈페이지
수사당국이 암호화폐(가상자산) 테나·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제3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소재를 추적 중이다. 사진=테라폼랩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테나·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기존에 머물던 싱가포르를 떠나 제3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권 대표는 “(가상화폐 폭락으로) 안전에 위협을 받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수사당국은 권 대표 행방을 쫓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은 경찰에 권 대표 행적을 파악하면 알려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 7일이다.

경찰 조사결과 권 대표는 싱가포르를 떠나 두바이 공항에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 입국 절차를 밟은 기록은 없다. 당국은 두바이를 경유해 다른 국가로 이동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인접한 국가에 소재 파악을 요청한 상태다. 

검찰도 올 5월부터 테라·루나 투자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권 대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여권 무효화 절차도 진행 중으로 외교부는 지난 5일 권 대표에 대해 ‘여권반납 명령 통지 송달 불능’ 공시를 게재했다.

여권법 13조는 공시 날짜로부터 14일 이내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상실된다고 규정됐다. 여권은 19일자로 효력이 만료돼 권 대표는 사실상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당장 검찰은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자 해당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를 정지시켰다. 권 대표에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도 내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산책도 하고 쇼핑몰도 간다. 지난 몇 주간 누구도 나를 찾아온 적이 없다”고 도주설을 적극 부인해왔다. 국내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정면 대응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지난 19일 공개된 팟캐스트 언체인드 인터뷰에서 “어디 살고 있는지 공개하고 싶지 않다”며 “개인적인 안전이 위협받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권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스테이블 코인 테라와 루나가 가격이 99% 폭락하는 등 자금이 빠지는 ‘뱅크런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가상화폐 가치 폭락에 따른 피해자만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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