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공급물량 늘어나, 가격 하락세 단계
대형마트 기준 4인 김장 재료값 '47만원'
김장물가 여전히 높아, 정부 안정화 총력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배추 가격이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불과 한 달 전 1포기에 1만30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대비해 가격이 대폭 떨어진 모습으로 김장을 준비하는 가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가을 고랭지 배추 수확철이 끝나 뒤 공급 물량이 늘면서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배추 상(上)품 한 포기의 소매가격은 4573원으로 일주일 전(5027원) 대비 9% 떨어졌다.

aT는 준고랭지 2기작 배추 출하 시작으로 시장 내 반입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 하락세로 주부들이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가격은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매가가 소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1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해 현재와 같은 가격 내림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로 인한 김장철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추와 달리 무, 양파, 고추, 마늘 등 김장에 사용되는 다른 작물들의 가격은 여전히 부담이다. 실제 김장재료 가격은 지난해 대비 대형마트는 12.7%, 전통시장은 1.4% 각각 올랐다.

한국물가협회가 지난달 27~28일 전국 6대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15가지 김장재료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36만450원)이 대형마트보다 23.8%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에서 김장재료를 구매할 경우 4인 기준 필요한 비용은 47만3090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대형마트 배추 16포기 기준 전국 평균가격은 6만3750원으로 지난해 대비 25.7% 뛰었다.

이에 정부는 겨울 김장철을 맞이해 급등하는 재료 물가를 잡기 위해 비축했던 마늘과 고추, 양파 등 1만톤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농림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내놨다. 

김장 재료가격이 평년 수준을 웃도는 만큼 안정화를 위한 조치다. 비축했던 물량을 풀고 주요 김장재료에 대한 할인을 폭넓게 지원해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마늘의 경우 소비자에게 30% 할인 판매를 조건으로 비축물량 5000톤을 깐마늘로 가공해 대형마트 등에 공급할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장재료 전 품목에 대한 면밀한 수급·관리로 김장 물가가 지난해처럼 낮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김장이 마무리되는 시기까지 상황을 점검해 추가 물량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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