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전 참여기업만 4~5곳, 한화·한국조선해양 2파전 양상
조선업계 수주 호황세, 친환경 선박부문과 시너지 예상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화그룹이 선박 엔진 제조업체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을 마친 한화는 선박과 엔진사업의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먼저 인수 의사를 타진한 한국조선해양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이달 중순경 진행된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측은 인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관련 내용을 기정사실로 한 모습이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조선기자재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2018년 지분 67%를 987억원에 인수했다. 한화의 인수대상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가 될 전망이다.
현재 예비입찰엔 한국조선해양과 한화를 포함한 4~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수금액의 경우 1000억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내년 2월 중순께 확정된다. 매각자 측은 내년 1분기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한화는 인수 추진과 관련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뒤 국내 조선사 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수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과 이중연료(DF) 엔진 부문에 있어 강점을 지녔다. 글로벌시장에선 현대중공업, HSD엔진과 함께 3대 사업자로 꼽히는 등 한화가 인수하게 될 경우 조선소 내에서 자체적으로 엔진까지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특히 이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에 엔진을 납품 중이다. 국내 조선업계 1위로 평가받는 한국조선해양도 인수전에 참여할 만큼 STX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제조능력을 탐내는 기업이 많다.
여기에 친환경 선박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 앞으로 인수전 향방에 따라 업계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시너지를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의 경우 전 세계 대형 엔진시장의 35%를 차지하는 등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 인수로 얻는 효과로는 중형선 엔진기계 물량 분산이 대표적이다. 대형엔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업황 회복세에 액화천연가스(LNG), 대형컨테이너선 등의 디젤엔진, 선박용 기자재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STX중공업까지 품에 안으면 치열한 친환경 선박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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