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리스크 털어내… ‘생산 차질’ 우려 해소
수주 랠리 속 3년 치 건조 선박 물량 한가득
해외 대형 프로젝트 등 호황세 지속 '기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바다를 항해 중이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바다를 항해 중이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 위기에서 비롯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증가로 국내 조선업계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제 유럽 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우리나라 조선 빅3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가운데 70%를 쓸어 담았다. 

앞으로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이 남아있는 상황으로 각 사 실적 개선에 탄력이 예상된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동조합과 임금 단체협상까지 무분규로 마치며 앞으로 수주와 선박 개발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에 잔뜩 겼던 파업 먹구름은 무사히 지나갔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이 임단협 노사 타결을 이뤄내며, 생산 차질 등에 우려는 말끔히 해소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실적 개선에 속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새 주인을 찾은 대우조선해양은 모기업 지원에 힘입어 재무개선을 통한 부채비율 낮추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조7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민간기업에 인수를 앞둔 만큼 경영 효율성 제고 등에 따른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1년 만에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구축한 포트폴리오와 환율 상승 효과가 어우러진 덕분이다. 

또 사측은 꾸준한 원가절감과 공정 효율화 노력 등도 더해져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연이은 잭팟을 터트리며 수주랠리를 이어갔다. 글로벌 환경 등으로 수주 호황세가 내년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조선사들은 이미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으며, 3년 치 수주잔고가 가득 찼다. 

조선사들은 이와 관련 내년부터 본격적인 친환경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힌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LNG 교역량은 연평균 4.3%씩 성장하고, LNG 운반선 발주량은 2030년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선사들의 경우도 차세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요구하는 데 국내 조선사들이 보유한 기술과 설계 능력은 이를 충족한다는 평가다. 

다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남아있어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의 최대 난관으로 예상됐던 노조 파업은 무사히 넘겼고, 저가 수주로 인한 부담도 내년엔 완전히 털어낼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며 “카타르 LNG운반선 잔여 물량과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실적을 견인할 호재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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