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간 40조원 규모 MOU 체결… 제2 중동붐 기대
사우디 왕세자, 방한 중 네옴시티 투자처 발굴 활발
본 계약까지 무난히 이어질 듯, 다방면 협력 가능성

중앙에 앉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중앙에 앉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전 산업군에 걸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상호 협력에 나선다.

첨단산업과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최소 수십조원 규모의 현지 사업추진이 예고됐다. 이에 1970년대에 이은 제2의 중동붐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사우디 최대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일정을 마치고 한국을 떠났다. 그는 방한 중 40조원 이상의 투자·개발·사업협력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약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빈 살만 왕세자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에너지, 인프라·건설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선 양국 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신설 방안도 확정됐다.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위해서다.

재계와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이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시장 개척에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사우디 정부는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등에서도 한국과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우디는 국내기업에 있어 중동시장 확대를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에 네옴시티라는 초대형 도시건설을 본격화했다. 석유에만 집중된 경제 구조 전환을 위한 선택이다.

네옴시티에 핵심은 북서부 홍해 안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다. 도시 곳곳엔 미래교통 인프라가 깔리고 정보기술(IT)·신재생에너지 등이 중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30년 완성을 목표로 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자급자족형 도시로 설계됐다. 친환경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꿈의 도시’로 불린다.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의 목적도 분명했다. 네옴시티와 관련해 철도·주택 프로젝트을 포함한 화학·수소·건설분야 등 다양한 투자처 발굴이 주가 됐다.

그는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과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비공개로 열린 차담회에서는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양국 기업들의 협력 증진 등 폭넓은 의견이 교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40조원 규모의 사우디 정부와 국내 공기업, 민간기업 업무협약(MOU)이 이뤄졌지만, 본 계약은 아니다. MOU는 정식 계약을 맺기 전 형식적인 문서에 불과하다.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본 계약 체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재계는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직접 찾았다는 데 높은 의미를 부여하며, 본 계약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평가다. 또한 사업 범위도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금액 또한 최소 1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가 본격적으로 네옴시티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각국을 돌며 홍보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점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 간 협력관계가 강화된 만큼 무기와 원전 수출 등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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