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이사회서 '샤힌프로젝트' 최종투자 승인 전망
'탈정유' 가속… 석유화학 고부가 제품 생산 가능할 듯

에쓰오일 울산공장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사진=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울산공장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사진=에쓰오일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에쓰오일이 8조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샤힌(shaheen·매의 아랍어)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래 석유화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최종 투자승인(FDI)을 내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이사회 개최 시기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하는 오는 17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다만 에쓰오일 측은 이사회 개최 시기와 투자 결정에 대해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의 생산 비중을 현재 12%에서 25%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든 ‘스팀 크래커’ 설비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소재 중 하나다. 사업비는 7조~8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설비 구축 후에는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에쓰오일은 올해 샤힌 프로젝트 설비의 기본설계를 마치고 착공을 시작해 2026년까지 준공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유사업에 치중됐던 회사의 사업 구조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포석도 깔렸다. 앞서 국제 유가가 폭락했던 2020년 국내 정유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에쓰오일은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2단계 석유화학사업 샤힌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에는 모회사 아람코가 개발한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인 TC2C가 도입된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이 구축되는 등 정유사업 불황기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제정세 영향 등으로 원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며 에쓰오일이 올 2분기 역대 분기 기준 최대실적을 냈지만, 다운사이클 대비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에쓰오일은 올 8월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중 건설을 완료해 2026년 하반기 상업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투자비 및 경제성 측면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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