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출신 구씨, 면제 방법 공유해 수천만원 챙긴 혐의
프로축구 선수·배우 등 수사선상 올라, 엄정 처벌 예고

뇌전증 증상을 허위로 조작해 면제받는 신종 병역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뇌전증 증상을 허위로 조작해 면제받는 신종 병역비리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간질로 불리는 뇌전증 증상을 허위로 조작해 면제받는 신종 병역비리가 잇따라 적발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병역 기피 의심자들은 일반인을 포함해 7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달 초부터 병무청과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병역브로커와 병역면탈자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은혜)는 지난 21일 병역브로커 구모씨를 구속기소하며 관련자를 처음으로 재판에 넘겼다.

직업군인 출신인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소를 차려 면제 방법을 알려주고 한 사람당 수천만원을 대가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구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신체검사, 재검사, 이의제기, 현역 복무 부적합심사, 복무 부적합, 연기 전문 상담’을 내걸고 활발히 활동했다.

구씨는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선 본인을 ‘병역의 신’이라 자칭하며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의뢰인의 신체검사 결과지를 인증하기도 했다. 검찰은 구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병역브로커 역할을 해온 김모씨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뒤 수사 중이다.

남부지검은 병역 기피 혐의로 23세 이하 대표팀 출신 프로축구 선수 A씨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A씨는 K리그1에서 활동하는 주전급 선수로 알려졌다. 프로축구연맹은 A씨와 같은 사례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 구단에 자체 조사를 요청했고 전 구단은 다음 달 첫째 주까지 결과를 회신할 예정이다.

영화·드라마 등 문화계에서도 병역 비리 의혹 연루 사례가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영화나 드라마 등에 출연한 20대 배우 한 명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고위 공직자 또는 법조계 자제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공평하게 이행돼야 할 병역 의무를 면탈한 병역 기피자와 검은 돈으로 신성한 병역 의무를 오염시킨 브로커와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고 법을 집행하라”고 지시했다. 대검 과학수사부와 반부패강력부는 디지털 포렌식(증거 분석)과 감정, 법리 검토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