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서 화재 시작...가연성 높은 천장으로 급속도로 확산
경찰, 터널 진입 차단시설 작동 여부·화재원인 본격조사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많은 인명피해를 낸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30일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49분께  성남 방향 북의왕 나들목(IC) 인근 갈현고가교 ‘방음터널’(830m)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불이 급속도로 옮겨붙으면서 터널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5명이 사망했고 37명은 화상과 연기 흡입 등으로 부상을 입었다. 

화재는 폐기물을 싣고 주행하던 5톤 집게 트럭에서 시작됐다.  이 트럭은 터널 시작 지점에서 약 280m를 달린 후 불이 나 정지했다. 불은 트럭 뒤에 실려 있던 폐기물로 옮겨붙었고 아크릴의 일종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 방음벽과 터널 천장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도로공사 산하 도로교통연구원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PMMA는 강화유리 등 다른 재료보다 저렴하지만 불이 쉽게 붙고 빨리 녹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은 2시간 뒤인 오후 4시12분 완전히 진화됐고 방음터널은 총 길이 830m 가운데 600m 구간이 소실된 것으로 파악된다. 차량은 45대가 불에 탔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방음터널 입구 인근에 위치한 ‘터널 진입 차단시설’에 대한 작동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해당 시설은 사고 발생 시 추가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시설로 이번 사고 당시에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화재가 시작된 화물차의 운전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지난 29일 저녁 마무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방음터널 구간은 정상화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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