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엘리트 정치인… 국내 철도산업 발전 주역
적자 늪 코레일 사장 시절, '2년 연속 흑자' 달성 이끌어
가스공사 최초 여성 CEO… "재무안정·조직혁신 잡는다"
"수급 안정·경쟁력 향상 중점, 신사업 강화해 나가겠다"

지난달 한국가스공사 참립 이래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란 타이틀을 달고 취임한 최연혜 사장.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지난달 한국가스공사 참립 이래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란 타이틀을 달고 취임한 최연혜 사장.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달 한국가스공사 창립 이래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최연혜 사장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일 순위 과제로 조직혁신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글로벌 에너지가격 불안정성에 대응해 누적되는 적자 해소 등에 총력전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사실상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된 최 사장은 과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이끌면서 흑자 달성이라는 최대 성과를 거뒀다.

위기 관리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가다. 에너지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하지만 과감한 개혁으로 국내 철도시스템과 관련 산업 발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만큼 가스공사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영 효율화 중점, ‘만년 적자’ 코레일 혁신 주도

최 사장은 1956년생으로 대전여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입학한 수재다.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인문대학원에서 독문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독일로 건너가 민하임대학교에서 경영학 디플롬(Diplom, 학·석사 통합과정)까지 마쳤다.

경영학에 대해선 민하임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수료해 전문성을 키웠다. 그는 이후 1997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철도대학 운수경영과 교수를 역임했다.

같은 해 11월 철도청 차장으로 입사한 그는 1년 후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을 지냈으며, 2007년부터 4년간 한국철도대학 총장으로 재직하는 등 우리나라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깊이 헌신해왔다. 

철도대 총장 임기를 끝낸 최 사장은 2012년 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제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후보로 대전 서구을 지역에 출마한 결과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 내 입지도 구축했다. 

그는 2013년 다시 학계 부름을 받아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학원 교수로 임용돼 철도분야 인재 육성에 힘썼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최 사장은 2013년 코레일 6대 사장으로 취임해 뛰어난 역량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유독 잦았던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내세워 강도 높게 대응하는 등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외에도 최 사장은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 가장 큰 업적인 2015년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그가 흑자전환 성과를 낸 이후부터 코레일은 수난 시대를 맞았다. 기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등 잇따른 사고와 경영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으며,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최 사장이 코레일을 이끌면서 낸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 당시 그는 지속적인 부채감축 노력에 매진해왔고, 수익관리시스템(YMS)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수요분석를 통해 2년 연속 흑자를 내면서 코레일을 환골탈태시켰다.

철도서비스 혁신을 이뤄낸 그는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 입성에도 성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최 사장이 가진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선대위 산업에너지특보단장을 맡겼다.

최 사장(사진 가운데)은 취임 직후부터 조직혁신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안전 경영 확립 등의 비전을 앞세워 가스공사를 탈바꿈시켜 나가는 모습이다.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최 사장(사진 가운데)은 취임 직후부터 조직혁신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안전 경영 확립 등의 비전을 앞세워 가스공사를 탈바꿈시켜 나가는 모습이다.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국제 에너지값 급등, 가스공사 재무 건전화 특명 

새 정부 에너지정책 비전을 세우는 데 기여한 그는 지난해 복수 후보와 경쟁을 뚫고 지난달 7일 가스공사 신임 사장에 선임됐다. 18대 사장 취임식은 같은 달 12일 대구 본사 국제회의장에서 열렸고 최 사장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언급했다. 

안전관리시스템 고도화, 안전 경영 확립 등을 약속하는 등 조직혁신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최근 미수금과 부채 비율 급증에 따른 재무위험기관 지정 등의 위기 탈출을 위한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가스공사는 이와 관련 최 사장이 제시한 경영철학과 실천과제에 맞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보고체계를 간소화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인사·조직운영시스템 전면 혁신에 나섰다. 

최 사장은 인사 개편 방향을 ‘전문분야에 맞는 적재적소 인력배치’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조직 정상화 발판을 만들어 가스공사를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전망이다. 

그는 이와 함께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이란 목표에 주안점을 두고 비상 컨트롤타워시스템도 손봤다. 개편된 컨트롤타워는 주말과 공휴일 관계없이 365일 가동될 예정으로 전방위적인 대응 태세를 확립한 셈이다. 

최 사장은 새해를 맞아 국내외 에너지 수급 위기가 가중된 상황에 국민 불안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수급 안정성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기조 아래 에너지 역할이라는 한계에 머물지 않도록 미래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친환경 에너지시대 대응을 위해 해외사업을 합리적으로 재구성하고, 국제사회가 탄소중립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천연가스가 가교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가 보유한 강력한 리더십에 기대를 건 모양새다. 에너지 업계에서도 만년 적자를 겪은 코레일을 탈바꿈시킨 최 사장이 가스공사에서도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면서 앞으로 행보를 예의주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 최초 여성 CEO로서 우려도 있지만, 이미 코레일 재임 시절 뛰어난 자질을 보유했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코레일에서 보였던 리더십을 바탕으로 가스공사의 혁신과 재무 건전성 회복에 집중한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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