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경영 위기' 해결책 모색에 분주, 해외경영 재개
현지 반도체사업 관련 리창 중국총리와 만남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출장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과도 소통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출장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과도 소통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일본 출장을 시작으로 글보벌 경영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통령 방일 일정에 동행했던 이 회장은 현지 기업들과 사업협력을 논의한 데 이어 중국과 미국도 잇달아 방문해 글로벌 반도체사업 전략을 재정비한다는 구상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 행사에서 “살아보니까 친구는 많을수록 좋고,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언급했다. 미중 반도체 패권다툼 사이에 낀 삼성전자에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이에 일본 현지 기업들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시장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말엔 중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그는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 아랍에미리트(UAE)·베트남·미국·유럽·일본 등을 잇달아 방문한 바 있으며, 중국 출장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5~2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개최되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 참석을 위해서다. 

또 이달 28일부터 중국 하이난에서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이 예정됐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현지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 

행사엔 아람코, 애플, 쉘, BMW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비롯한 리창 총리 등 중국 고위 관료까지 참석한다. 분야를 뛰어넘어 글로벌 전 산업계와 중국 정·재계 최고위 인사가 만나는 자리로 높은 의미를 갖는다.

국내 재계에선 이 회장과 리창 총리에 만남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 매체들에 따르면 이달 초 신임 국무원 총리가 확정된 리창 총리가 포럼을 주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CDF는 중국 정부가 2000년부터 매년 주최한 행사로, 중국 경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현재 미국의 반도체 패권 선언에 따른 대(對)중국 규제 심화로 현지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CDF 참석은 올해가 처음으로 행사에서 중국 정·관계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CEO들과 통신을 비롯한 전장부품 사업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는 등 현지 사업이 난항을 빚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 회장은 이런 상황에 직접 중국을 찾아 당국 고위인사들과 소통해 관련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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