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중국 출장, 첫 사업장 방문은 MLCC 생산라인
시안 반도체공장 대신 삼성전기 텐진사업장 먼저 찾아
미·중 공급망 패권다툼 속 현지 반도체 관련 행보 잠잠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3년 만에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가장 시급한 현안인 반도체 문제를 제쳐두고 그룹 차원에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라인부터 점검했다. 미·중과의 관계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5일부터 사흘 동안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이다. 포럼은 2000년 창설된 중국의 주요 대외 경제 교류 행사다.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주최로 열리며, 중국 중앙부처 지도급 인사와 20여명의 국유기업, 금융기구 책임자, 애플과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100여명이 포럼에 초청받았다.
이 회장도 초청 인사 중 한 명으로 중국으로 향한 뒤 지난 23일 현지 도착했으며, 다음날인 24일 가장 먼저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았다. 그의 현지 사업장 방문은 2020년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방문 이후 3년 만에 이뤄졌다.
현장에서 이 회장은 MLCC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으며, 공장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소속 텐진지역 주재원 및 중국 법인장들을 잇달아 만나 해외 근무 애로사항들을 청취하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던 반도체 관련한 뚜렷한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을 둔 다툼을 치열하게 전개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미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지원법 세부조항에 담긴 내용이 중국 내 사업 불확실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실제 미 행정부는 자국에서 반도체 시설 건립 등에 대한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가드레일’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현지 반도체사업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관측했다.
예상과 달리 그는 주요 현안으로 여겨졌던 반도체 쪽에선 오히려 잠잠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장 오는 4월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이 회장이 최대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국에 대한 자극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사업 불안감이 부각된 것은 분명하지만, 미중 두 나라에 시선을 의식해 일정을 소화 중인 것 같다”며 “다만 중국 고위인사와의 만남을 갖는 등 관계는 돈독히 다진 것으로 평가되며, 물밑으로 관련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이는 등 글로벌 현장 경영을 통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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