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신용융자 신규매수 잠정 중단
증권가 "증시 제동… 하락 폭 예상보다 클 것"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진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활용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 들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와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20조286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20조1369억원을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20조원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8245억원, 코스닥시장은 10조4617억원을 보였다.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유가증권시장을 넘어선 것은 2020년 1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빚 투자 규모다.
빚투는 코스닥시장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2022년 12월30일)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7조7609억원으로 4개월여 만에 2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 5조8812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투자의 절반 가까이가 ‘빚투’로 이뤄진 셈이다.
급증하는 빚투를 막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1일부터 신용융자 신규매수와 주식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 예탁증권담보 신규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40∼55%였던 신용융자 대용 비율(신용대출 시 담보에서 주식 인정 비중)을 30∼45%로 낮추면서 빚투 관리에 들어갔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0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대출해주는 유통융자 주문을 중단했다.
증권가에선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과열 경고금이 켜지면서, 주가 하락시 일반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한국 증시에 제동이 걸렸다”며 “지난주 코스닥은 2차전지 핵심 종목군이 고점대비 12.3% 급락하며 지수가 4.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주 주요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이 다수 공개되는데, 주가가 실적을 한참 앞서 있어 왠만한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면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뒤늦게 시장에 들어온 개인들이 올려놓은 2차전지 관련주들이 5월 조정의 타깃이 될 것”이라며 “1~4월 너무 많이 올라 하락 폭도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24일 15시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58% 내린 854.96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