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RA 세부지침 수혜 우리나라 기업에 러브콜 잇따라
업계 "한중 배터리 관련 기업 간 '합종연횡' 지속될 것"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중국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우리나라 진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은 미국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국을 우회 투자처로 삼는 등 국내 기업들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국내 SK온, LG화학 등 주요 기업들과 손잡았다. 이들은 합작사 설립 등에 무려 조 단위 투자를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 투자 금액만 5조원에 육박한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북 군산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공장을 짓기로 했다. 화유코발트는 세계 최대 코발트 채굴 업체로 포스코퓨처엠도 이 회사와 합작사를 세우는 데 합의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원료 조달에 강점을 보유한 화유코발트와 니켈·전구체 투자를 계획했다.
실제 회사는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연산 10만6000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기지와 연계한 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합작사 설립 등과 관련해 “원료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의 풀 밸류체인을 고도화해 권역별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고객사의 요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국내 기업에 대한 러브콜은 여기서 그치지 않으며, 실제 올해 3월엔 SK온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중국 거린메이(GEM)과 군산 새만금산단에 1조2100억원 규모 전구체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중 기업 간 합종연횡이 늘어나는 것은 글로벌 최대규모의 전기차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로 해석된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담긴 세부 지침으로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미 정부에서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하면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양극재, 전구체는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미국과 공급망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중국은 예외다. 이에 현재 중국 기업들은 미국 진출에 어려움을 빚는 등 국내 기업들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게 됐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도 중국의 러브콜은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 세부지침이 발표된 후로는 북미보단 국내 증설로 흐름이 바뀌는 등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국내 대규모 투자에 앞다퉈 나섰고, 각각 원료와 기술적 부분 경쟁력을 지닌 한중 기업 간 밀착 행보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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