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초과 계좌 총 예금 796조3480억원, '사상 최대치'
고금리 제공하는 정기예금 등에 몰려… 관망세 지속 전망

10억원 초과 고액예금의 총 규모가 8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10억원 초과 고액예금의 총 규모가 8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10억원이 넘는 고액예금이 증가한 가운데 이들 계좌의 총 예금 규모가 8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 저축성예금(정기예금·정기적금·기업자유예금·저축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796조3480억원이다. 지난해 6월(787조9150억원)보다 1.1%(8조4300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사상 최대치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계좌수는 2021년 6월 8만4000 계좌, 2021년 8만9000 계좌, 지난해 6월 말 9만4000 계좌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 9만5000 계좌로 증가했다. 10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 잔액도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800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10억원 초과 고액계좌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정기예금이 564조5460억원으로 1년 전(509조8150억원)보다 10.7%(54조731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기업 자유예금은 같은 기간 219조8900억원으로 6.3%(14조8950억원) 감소했고 저축예금은 24조4480억원에서 11조5250억원으로 52.9%(12조9230억원) 줄었다.

지난해 개인과 기업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이율이 낮은 저축예금이나 기업 자유예금보다 예치기간을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개인 고객 자산가는 물론 기업들도 은행 예금에 돈을 넣은 것이다.

올해부터 기업 자금시장 경색이 어느 정도 풀렸고 대출금리도 내려가고 있어 기업 고액예금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기 둔화로 투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기업들이 은행에 돈을 넣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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