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여간 3.5%…시장 "사실상 금리인상기 끝났다"
하반기 인하 기대감↑…한미 금리차, 1.75%p 유지

이창용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3개월만에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이달에도 세 번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서 시장에선 사실상 금리 인상기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이 이달 금리 동결을 결정한 배경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까지 내려왔다. 물가상승률이 3%대로 떨어진 적은 지난해 2월(3.7%)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진 만큼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와 금융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불안한 국내 경기 상황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전년 동기 대비 0.8%의 낮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적자를 기록하며 경상수지마저 악화되는 등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2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14개월째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포인트(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춰잡았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보다 미미하고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치면서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전망치 1.4%는 국내외 기관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출 위축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을 감안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275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내린 바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성장률 눈높이가 계속 낮춰지면서 이르면 올해 연말 금리인하 시기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3.5%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장기적인 시계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지만, 근원물가가 예상보다 더디게 꺾이고 있고, 최근 전기·가스요금 등 물가 인상 요인이 가세하면서 향후 물가경로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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