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지난해 매출·영업익 역대최고
소비자 직접 착불 등 제품공개회수 결단
위기 돌파에 힘 실은 백 사장의 "정공법"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 사진=대원제약 제공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 사진=대원제약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대원제약이 ‘콜대원키즈펜시럽’ 사태라는 악재를 만났다. 지난 1월1일 취임한 오너 3세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의 경영능력도 함께 시험대에 올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콜대원의 활약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4788억원, 영업이익은 두 배가 늘어난 43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는 콜대원 매출이 네 배 가까이 늘어난 23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 안팎에선 대원제약이 호흡기계 1위 제약사로 자리를 잡아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콜대원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실적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원제약 “안전은 절대 타협 않겠다”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상분리 현상이 확인된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에 대해 ‘자발적 회수’를 권고하고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상분리현상은 투명액(맑은액)과 불투명액(흰색)으로 분리되는 현상이다.

백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배경이다. 대원제약은 즉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제품 회수에 나섰다. 하지만 회수 방법이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소비자가 착불로 제품을 보내도록 하는 등 공개회수 조치를 진행 중이다.

사과문에서는 “상분리 상태의 제품을 흔들지 않고 소분해 복용할 때 정량을 복용하기 어렵다는 소비자의 불편감을 인지하고 이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 중”이라며 “제품의 품질과 안전에 있어서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태 해결 방식의 배경에 백 사장이 강조한 ‘책임경영’ 실현 의지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의약품의 부정적 이미지를 막기 위해 판매처를 통해 조용히 회수를 진행하던 일부 제약사의 꼼수를 철저하게 배척한 조치다.

2021년 모 업체가 제조한 약품이 식약처 허가사항과 다르게 임의로 제조한 것으로 드러나 회수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업계에선 해당 회사 제품에 대한 임의제조와 회수 사실이 이미 암암리에 알려졌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었다.

◆첫 시험 통과한 백 사장의 ‘책임경영’

소비자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한 번 떨어진 신뢰는 회복이 어려워 적극 대응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백 사장의 선택은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그의 경영능력이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다는 게 중론이다.

백 사장은 취임 당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대원제약 향남공장 강당에서 열린 안전보건 경영 체계에 대한 국제 표준 인증서 전달식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대원제약에 ‘콜대원 사태’는 분명 큰 위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콜대원으로 대원제약이라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국내 제약사로서의 입지도 탄탄해졌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소비자가 착불로 제품을 보내도록 하는 등 공개회수 조치를 결정한 백 사장의 결단이 더해지면서 위기 돌파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앞으로 백 사장이 또 어떤 ‘정공법’으로 경영능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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