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심화 속 ‘실적 부진’
국제사회 탈탄소 압박 등 과제 산적
“한발 앞서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돼 취임 4년차를 보내는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회사가 경기침체와 더불어 잇따른 악재 속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실적 부진의 기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탈탄소 압박도 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인상된 전기료로 생산비 부담도 가중됐다. 이에 안 사장이 취임 초 보여줬던 경영능력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제공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제공

◆코로나 펜데믹·각종 변수 ‘혁신경영’으로 돌파

올해는 현대제철이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로 안 사장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2020년 그가 회사에 처음 부임했을 당시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실제 취임 후 곧장 가장 큰 위기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닥뜨렸다.

2019년 3월 공식 취임한 그에겐 코로나19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사장은 ‘혁신경영’을 통한 실적 방어에 주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실회사의 실적도 개선세를 보였다.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린 현대제철의 실적은 2021년 역대급으로 뛰어 올랐다. 당시 회사의 매출액은 22조8499억원. 영업이익은 2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방산업 부진 속에 이룬 성과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혁신의 결과로 안 사장은 실적 측면에서 무난히 첫 시험을 통과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친환경 중심의 비전 아래 글로벌 철강사 도약에 속도를 내고, 불확실성이 산적한 가운데 혁신의 고삐를 당겨 국내외 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각별한 공을 들인다. 안 사장은 올해 3월 인공지능(AI)·빅데이터 활용 대표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 과제 활동들로 업무방식을 바꾸고 이런 변화가 우리를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경영에도 힘쓰고 있으며, 전사적 차원에 역량을 집중한 상태다. 당장 안 사장은 다양한 기술협력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철강업계 최고의 '안전 환경' 구축이란 목표점을 세웠다. 

안 사장이 지난달 26일 공식 영상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안 사장이 지난달 26일 공식 영상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연임 후 녹록지 않은 환경에 미래성장 의지 강조 

대외적으로는 경쟁 관계던 포스코와의 협력에 나선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국내 철강산업의 근원지인 포항제철소가 침수되자 현대제철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태풍 피해를 입은 포스코에 복구작업을 지원을 결정하는 등 안 사장은 같은해 11월엔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당시 포스코케미칼)과 당진제철소 1고로의 시설 개선(개수) 공사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국내 1~2위 철강기업의 상생 행보를 업계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포스코 출신인 안 사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경영 수완을 보였던 그에게 다시 한번 많은 숙제가 주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원자재 가격 변동성 극복,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따른 대응책 마련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대외 영향으로 무너진 실적도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올해 안 사장은 험로를 뚫어야 한다. 업황 불확실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그는 위축되기보단 오히려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총에서 안 사정은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고 변화를 이끌어감으로써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주도로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 기술 고도화로 탄소중립 감축에 앞장섰고, 신성장동력 육성에 주력하는 등 미래성장 기반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 역시 그의 혁신경영과 맞물려 경기침체 분위기가 해소되면 탄력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안 사장은 혁신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적자 전환해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해냈다”며 “연임 후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지만, 그가 무리 없이 해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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