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사업 매각 가속, 고부가가치사업 육성 총력
ESG 소재 솔루션기업 전환·사업 경쟁력 강화 나서
신사업 강화 의지, "시장서 '톱 픽'으로 평가받겠다"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동박의 글로벌 확장과 반도체·화학사업의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성장성이 높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 기업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박 대표는 주총에서 ‘글로벌 ESG 소재 솔루션 기업’ 달성을 목표로 삼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력으로 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미래사업 전환 박차, 이차전지 등 먹거리 육성 속도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SKC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취임 후 기업 성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앞서 그는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등 미래사업으로 전환을 위해 박차를 가했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했다.
SKC의 상징이자 수익성을 갖춘 사업으로 평가받던 필름사업부 매각이 대표적이다. 그간 기업은 1976년 창립 이래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개발하는 등 국내 필름·화학산업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박 대표는 동박과 소재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그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저부가가치 사업은 모두 정리하고, 이차전지 소재와 반도체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동박은 박 대표가 밀어붙이는 사업 전환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이차전지의 경량화·고용량화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수요는 앞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이며, SKC는 이와 관련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가장 공들이는 동박사업 등을 통해 “SK그룹의 대표 소재 회사이자 시장에서 톱 픽으로 평가받는 기업,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솔루션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글로벌 소재 기업 전환에 가속페달을 밟은 SKC 모습에 주목했다. 다만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실적 측면에서도 이 업체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17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를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매출 1804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올렸지만, 경기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고전했다. 이에 박 사장은 강력한 혁신을 통한 신사업 육성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 확대… 부진한 실적, 개선에 힘실려
궁극적인 목표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될 전망이다.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연간 동박 생산능력을 약 5만2000톤에서 2026년 25만톤까지 늘리고, 북미시장 공장을 검토하는 것도 시장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지역 등 글로벌 투자 기반 확대에도 힘 쏟고 있다. SKC는 이와 관련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동박 등 첨단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비주류 사업의 매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SKC는 필름사업 매각으로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 상태다. 박 대표는 이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추가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정기 주총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과 실리콘 음극재, 생분해 소재의 상업화에 더해 적극적인 추가 인수합병으로 신규 성장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가에선 박 대표의 공격적인 행보가 SKC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동박 출하량이 2분기 고객 유럽 공장 가동 정상화에 캡티브(관계사) 물량 회복으로 1분기 대비 18% 늘어날 것”이라며 “전기료 문제 등에서도 국내 대비 50% 이상 저렴한 말레이시아 신공장 가동으로 점진 해소될 것”이라고 실적 회복 가능성을 점쳤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C의 국내 거래처들이 지난해 9월부터 배터리소재에 대한 재고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동박 판매 환경이 좋지 못했다”면서도 “중국 1위 배터리업체로 거래선을 확대한 만큼 동박 판매량은 지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SKC가 추진하는 동박사업에서의 투자 확대는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수율 개선과 생산능력 증대로 인한 수혜가 더 크다는 점에서 박 대표가 중점에 둔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가 탄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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