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제조기… 트렌디한 유통 전문가
CU 추격에 깊은 고민 빠진 허연수 부회장
“상품 마케팅으로 진정한 혁신 이뤄낼 것”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편의점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GS리테일 제공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편의점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고객 만족, 데이터 역량, 디지털사업, 히트상품 강화로 경쟁사 대비 진정한 초격차를 실현하겠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올해는 주력인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상품·마케팅 혁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올해 CU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허 부회장이 편의점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CU에 점포 수 1위 내준 ‘GS25’

허 부회장은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상품기획(MD)부문장, 편의점사업부 영업부문장, 편의점사업부 대표이사 등을 거쳐 유통 전문가형 경영자로 통한다. 그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세세한 사항에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GS25는 허 부회장 진두지휘 아래 다양한 히트상품을 내놨다. ‘박재범 소주’라고 불리는 원소주 판매가 누적 400만병을 넘어섰고 수제버터 브랜드 ‘블랑제리뵈르’와 협업으로 탄생한 ‘버터맥주’도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6년 만에 재출시한 ‘김혜자 도시락’ 역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 허 부회장은 주 고객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색상품을 내놓거나 콘셉트 매장을 열고 있다. 실제 GS25는 2021년 말부터 ‘주류 강화형’, ‘첨단 테크’, ‘지역 특화형’, ‘식품 강화형’ 등 신선한 콘셉트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잇따라 열었다. 이외에도 브랜드 홍보모델로 MZ세대와 친숙한 가상인간을 기용하기도 했다.

허 부회장에게 올 한해는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CU가 GS25의 매출을 턱밑까지 따라잡으면서다. 현재 GS25 운영사 GS리테일은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편의점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 CU는 점포 수, GS25는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몇 년 GS25와 CU 매출 추이를 보면 편의점사업부에서 잔뼈가 굵은 허 대표로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GS25와 CU의 연간 매출 차이는 2020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20년 8000억원이었던 매출 차이가 2021년 4300억원, 지난해 16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 격차는 171억원이다.

이에 허 부회장은 올해 히트상품 개발과 데이터 기반 경영을 강화함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사업 강화’ 디지털·오프라인 연계

허 부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이 될 유망한 기업을 GS리테일의 깃발 아래로 모으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GS리테일이 직접 투자한 회사는 40여개, 투자액은 1조원에 달한다.

2021년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하고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에 투자한 GS리테일은 지난해는 550억원을 들여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을 사들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의 고도화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활동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허 부회장의 디지털부문 투자 확대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시너지를 만들어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디지털커머스 영역에서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GS리테일의 커머스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동네GS’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6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3분의1에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동네GS앱에 가입한 것이다. 우리동네GS는 GS리테일 내 오프라인 매장 기반 플랫폼을 통합한 앱이다.

허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총에서 GS리테일의 올해 경영방침으로 ‘철저한 고객 관점으로 고객 만족 최우선’, ‘데이터 역량 향상을 통한 압도적 경쟁력 강화’, ‘디지털사업 연결을 통한 주력사업 성과 극대화’, ‘MD·마케팅 혁신으로 히트상품, 신선식품 강화’를 발표했다.

허 부회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시간 들어오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끊임없이 개선해 고객을 만족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GS리테일이 가진 온·오프라인의 방대한 데이터를 전사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원소주와 버터맥주 등 히트상품을 출시해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올해도 히트상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MD와 상품 마케팅의 진정한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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