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회장 복귀소식에 셀트리온3사 주가 껑충
두 달 만에 혼외자 스캔들 관련 사과문 게재
"주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해"
두 혼외자 17.67%씩 지분 상속 받을 수 있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샐러리맨의 신화’, ‘왕의 귀환’, ‘돌아온 소방수’.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이미지가 추락했다. 임직원의 엄격한 복장규정 논란에 이어 혼외자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안팎으로 리스크를 키웠다.
지난달 말 셀트리온은 전 직원에게 라운드티와 덧신 양말 금지, 근무시간 휴게실 장기 체류 자제 등을 담은 공지 메일을 발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뀐 일상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만큼 직장인의 기본 소양을 지키자는 ‘고잉 투 베이직(Going to the basic)’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셀트리온 직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셀트리온 회장님 공론화 좀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갑자기 복장규정 공지가 내려왔다. 사유는 회장님께서 회사를 방문하시다 마음에 안드셨다는 이유”라며 “회장님 기분에 따라 급변하는 상황에 혼란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후 “정작 (서 회장) 본인은 언더아머 티셔츠를 입고 회장님 아드님(서 의장)은 크록스를 신으셨다”는 내부 반발이 나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대를 역행한다”. “손에 꼽히는 큰 기업인데 거꾸로 갈 생각을 한다”, “유니폼을 입는 게 속편하겠다”는 등 비판글이 잇따랐다.
◆혼외자 등장으로 상속 분쟁 가능성
복장 논란이 채 수그러들지도 않았는데, 이달 초 서 회장의 ‘혼외자 스캔들’이 터졌다. 서 회장의 내연녀 B씨가 대표를 맡은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가 최근 셀트리온 계열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혼외자인 두 딸의 존재가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총수는 인지한 혼외자의 생부나 생모를 친족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 법원은 20대와 10대인 두 딸을 친생자로 인지하라고 판결했고, 법원 판단에 따라 서 회장 호적에 두 딸이 추가로 등재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대형 악재와 마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혼외자의 등장으로 상속 분쟁 가능성과 함께 셀트리온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기업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대주주 리스크가 새로 추가됐다”, “경영권 분쟁이 점화되는 것이냐”라는 등 우려를 목소리가 벌써부터 빗발친다. 호적에 새로 등재된 두 딸의 상속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가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3%를 보유했다.
현행 상속법에 따라 배우자 1.5: 자녀 1을 적용하면 부인 박경옥 셀트리온복지재단 이사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26.51%를,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과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각각 17.67%의 지분을 받는다. 새로 호적에 오른 두 딸 역시 각각 17.67%의 상속 자격이 발생한다.
◆경영권 분쟁시 캐스팅보트 쥘 수도
이렇게 되면 서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일 경우 두 혼외자가 캐스팅보트를 쥐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두 혼외자녀의 지분 합은 35.34%에 달한다.
서 회장이 혼외자에 대한 상속을 거부하고 두 아들에게만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을 넘기더라도 두 딸이 유류분 청구소송을 진행해 상속분을 요구할 수 있다. 혼외자의 친모 B씨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두 딸이 상속 재산을 나눠가질 수 있는 지위라고 주장했다.
혼외자의 상속 분쟁 가능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우려가 거세지자 서 회장은 결국 고객를 숙였다. 지난 8일 그는 셀트리온 홈페이지에 “주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 과거의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으로 여러분께 돌이킬 수 없는 큰 실망을 드렸다. 제 개인의 잘못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저에게만 겨눠 주셨으면 한다”는 글을 남겼다.
앞서 회장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월 셀트리온 3사 주가는 크게 뛰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독차지했다. 3월3일 셀트리온 주가는 전장 대비 4.80% 오른 15만6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15만원선을 회복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7.05%, 15.58% 급등했다. 이후 4거래일 동안 3사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복귀 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추진 의사를 밝히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던 서 회장이 ‘혼외자 스캔들’이라는 대형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신뢰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앞길을 가로막은 상황이라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ESG기준원은 ‘오너리스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오너 및 오너 일가의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은 일반투자자들이 모니터링하고 통제할수 없는 영역이나, 이로 인한 피해는 일반투자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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